[10기 집행부와 茶 한잔⑦-김장섭 대외협력부회장(쌀의무자조금추진위원장)]“정부에 기대선 안돼…쌀농가 스스로 활로 개척해야”
[10기 집행부와 茶 한잔⑦-김장섭 대외협력부회장(쌀의무자조금추진위원장)]“정부에 기대선 안돼…쌀농가 스스로 활로 개척해야”
  • 황보준엽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4.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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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된 난관 헤쳐가기 위해 의무자조금 ‘필수’
생산량 정책뿐만 아니라 소비정책 뒤 따라야
김장섭 대외협력부회장(쌀의무자조금추진위원장)
김장섭 대외협력부회장(쌀의무자조금추진위원장)

(한국농업신문=황보준엽 기자)한동안 쌀값은 흔들리며 농가의 삶은 팍팍해져만 갔다. 최근 쌀값이 회복세를 보이며 농가에는 다소 위안이 됐지만 여전히 쌀값은 물가상승률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다. 아울러 쌀 소비는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지만 소비활성화 정책은 뒤 따라 주지 못하고 있다.

“어려워져만 가는 쌀농가엔 의무자조금만이 살길이다.” 김장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대외협력부회장이자 쌀의무자조금추진위원장은 이런 난관을 타개할 방법은 홍보라고 말한다. 김장섭 위원장을 만나 쌀농업계 현실과 자조금 형성 추진방향 및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쌀값이 회복세다.

쌀값이 회복세이긴 하지만 우리 농민에게는 아직까지는 인건비나 농기계운영비 등을 종합해 봤을 때 만족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쌀값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여야만 쌀 농가에서 충분히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이번 중앙회에서 주장하는 목표가격 21만5000원은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하는 값이다.

사실 21만5000원도 크게 만족스러운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부와 반목하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하려는 생각이 있기에 21만5000원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정부에게 많이 양보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이번 목표값재설정에서 연합회에서 주장한 바가 받아져야 한다. 물가는 인상되는데 쌀값은 10년 동안 같았다. 이번에는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농가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를 바란다.

 

-쌀 생산조정제 문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농민들의 안과 정부의 안은 다르다. 정부는 무작정 5만ha를 재배하라고만 강조하고 콩을 전량수매할 테니 콩 물량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콩을 전량수매한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콩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에서는 콩 가격을 4000원 이상으로 설정했다. 그러면 콩을 원료로 하는 된장, 청국장 제조업체에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콩만 전량수매한다는 것도 문제다. 하려면 모든 품목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특히 가장 문제는 품목이 너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5만ha달성은 양파. 마늘 그리고 원예, 화훼까지 확대해 품목만 더 추가하면 자연스레 달성이 될 것이다. 품목에 한정을 둔 것은 너무나도 아쉽다.

 

-쌀 농업 살리려면.

우선 쌀 소비가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쌀 소비량은 점차적으로 감소하는데 생산량만을 조절해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소비량 증대를 위한 운동이 실시돼야 한다. 아침밥먹기 운동이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 아침을 먹지 않는 가구가 크게 늘어 30%가 넘는다. 이러한 분위기만 바로 잡아도 쌀 소비량이 크게 늘 수 있다.

또 홍보가 필요하다. 현재 쌀은 탄수화물이라 먹으면 살이 찐다는 오해에서 섭취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로 밝혀진 지 오래됐지만 언론에서 소개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쌀 산업을 살리기 위해선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쌀은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매우 우수하다. 홍보만 제대로 이뤄지면 다시 소비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의무자조금의 효과는.

앞서 말했듯이 홍보효과다. 쌀 소비가 왜 지속적으로 떨어지겠는가. 하지만 한우, 한돈 등은 소비도 증가하고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지 않았나. 또 최근 자조금이 형성된 과수쪽도 앞으로 소비량 증가와 함께 브랜드로 자리잡아 고급화가 이뤄질 것이다. 우리 쌀은 어느 나라 쌀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자부한다. 홍보만 제대로 되면 뛰어난 맛으로 소비가 증가해 떨어진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의무자조금, 왜 안 되고 있나.

자조금 형성에 아직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쌀은 국민의 주식이라 반드시 필요한 농산물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에 기대서 모든 일을 해주길 원해선 안 된다. 우리 스스로 활로를 개척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반드시 의무자조금이 필요하다. 자조금이 형성돼야만 스스로 쌀 정책연구 및 홍보도 가능하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쌀 농가에겐 자조금만이 살길이다.

 

-회원들에게 한마디.

쌀전업농은 고향을 지키며 농촌·먹거리 안보를 수호하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의 쌀전업농 홀대 문제 등 최근 사기가 떨어지는 일이 많이 발생해 왔다. 중앙회에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 의무자조금을 반드시 구성할 수 있도록 해 쌀소비량 증대, 쌀값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회원들 품에 안겨드릴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