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한우 사육두수 증가의 명암...한우 300만두 ‘코 앞’…가격 폭락 수순
[시선집중] 한우 사육두수 증가의 명암...한우 300만두 ‘코 앞’…가격 폭락 수순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8.04.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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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증가율 한계선 붕괴 시간문제 
업계, 공급과잉 농가 폐업 불안감 증폭
한우협, 미경산우 비육활성화로 선제적 대응

송아지 가격 오르고 도축률은 감소
수입산 쇠고기마저 연일 증가추세
농가 비육우 전환 출하…정부 지원 필요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한우 사육두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현 상황이 과거 공급과잉으로 이슈가 된 2011~2014년과 비슷한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우업계 일각에서는 한우 공급과잉으로 또 다시 가격폭락, 생산비 증가 등의 문제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업계는 사육두수 300만 두를 한계선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증가율을 본다면 300만 두는 먼 일이 아닐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더불어 수입산 쇠고기 수입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이대로라면 현재 불거지고 있는 한우업계의 우려가 단순히 우려로 끝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우협 “미경산우 비육으로 해결 가능”
이러한 우려 속에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가 한우 과잉생산으로 인한 피해를 조기에 막고 자 미경산우 비육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며 한우 사육두수 조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송아지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암소 도축률 하락이 이어졌고 이는 가임 암소수 증가와 함께 송아지 생산두수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한우협회의 설명이다.
한우협회는 도축률이 30% 이내의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2019년 이후 한우 사육두수 과잉 현상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것이다.
미경산우 비육 활성화 계획은 번식능력이 떨어지는 미경산우를 비육우로 전환해 출하시켜 적정 사육마릿수를 유지하는 것이다.

증가율 둔화 속 증가 지속 
이를 뒷받침하듯 GS&J인스티튜트는 4월 한우동향을 발표하고 사육두수의 증가율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사육두수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GS&J 4월 한우동향에 따르면, 한우 사육두수는 2016년 3분기를 기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된 후 증가율이 점차 높아져 작년 3분기에는 3.6% 증가한 296만 두를 기록했으며, 4분기에는 증가율이 2.2%로 낮아진 287만 두, 올해 1분기에는 1.3% 증가한 277만 두에 그쳤다고 밝혔다.
증가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사육두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이대로 진행된다면 한우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사육두수 300만 두도 먼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암소 사육두수의 증가는 우려할만 한 상황이다. 이 역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지만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우업계 일각에서는 암소의 증가가 결국 농가의 번식의향으로 이어져 사육두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우 암소 사육두수는 올해 1분기 178만 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나, 증가율은 2017년 3분기 3.5%에 비해 낮아졌다. 한우 수소 사육두수도 올해 1분기 99만 두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에 그쳐 증가율은 작년 3분기 3.7%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축율 다시 감소세…30% 이상은 돼야
사육두수는 여전히 증가하는데 한우 도축도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 도축두수(판정두수 기준)는 지난해 초부터 증가세로 전환된 후 추석과 올해 설 명절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6%, 11.5%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추세를 보이던 도축두수가 올해 3월을 기점으로 14.8%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암소 도축두수는 지난해 8월과 9월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하며 증가세로 전환된 후 올해 1월과 2월에는 11.7% 증가를 보였다가 3월에는 14.8% 감소해 농가의 암소 사육의향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에 도축물량이 급증하면서 작년 4분기의 2세 이상 수소 사육두수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고, 올해 설 명절에도 도축물량이 집중돼 올해 1분기의 2세 이상 수소 사육두수가 10.1% 감소했다. 이 같이 큰 수소 두수가 감소하는 한편 암소 도축률도 낮아져 3월 도축두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한우 도축두수.
한우 도축두수.

송아지 가격 상승세 당장은 좋지만
송아지 가격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송아지 암수 평균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상승세로 전환돼 지난 1월 321만 원, 2월 324만 원, 3월 344만 원으로 상승했다. 4월의 경우 지난 7일 기준 346만 원으로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암송아지 가격은 올해 1월 293만 원에서 3월 312만 원으로 상승했고, 4월에는 7일 기준 318만원으로 전월 대비 1.8%, 작년 대비 0.3% 하락했고,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3월 11.3%에서 4월 7일 기준 8.7%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충북 진천 소재의 한우농가 대표는 “당장 송아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 당장은 좋지만 결과적으로 사육두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차후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번식의향 증가세 지속
이런 가운데 한우 번식의향 역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수정액 판매량은 지난해 2월 구제역 발생으로 급감한 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가 이어졌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각각 10.4%, 5.0% 감소했으나, 올해 2월과 3월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수정률 추세치(12개월 평균)는 작년 4월 이후 상승했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는 다소 하락하였으나, 2월과 3월에는 다시 상승세가 이어져 한우 번식의향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GS&J는 4월 한우동향을 통해 판단했다.

한우 암소 도축률 추세치.

쇠고기 수입량마저↑
이런 가운데 쇠고기 수입량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쇠고기 수입량은 201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증가세에 접어들어 2016년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지속되었고, 2017년에는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 1~3월 쇠고기 수입량은 작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1만 2,500톤이었다.

한우협, 사업계획서 제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육두수 조절을 위한 한우업계의 움직임이 바쁘다. 한우협회는 본격적인 미경산우 비육 활성화를 위해 미경산우 비육사업(안)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했다. 
가임암소마릿수를 120~130만 마리로 유지하고 암소 도축율도 현재보다 5%가량 높인 30% 대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비육우로 전환해 출하하게 되는 물량에 대한 농가 손실을 일부 보전해 주면 된다.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대상 사업마릿수는 3만 마리로, 사업예산은 농가장려금 90억원, 운영관리비 30억원을 합한 120억원이다. 마리당 40만원씩 지원금이 지급되는 셈이다. 협회가 미경산우 출하로 발생하는 송아지 생산 손실의 기회비용 등을 감안해 예상한 총 농가의 손실금액인 88만3000원의 절반가량이다.
또 사업대상은 한우협회 회원 가운데 미경산우 비육 희망 농가이며, 미경산우의 사육기간은 생후 36개월 이하로 제한했다.
다만 올해부터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우선적으로 한우자조금 예비비를 사용해 추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