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우리나라 쌀 생산에 대한 현명한 판단
[전문가 칼럼]우리나라 쌀 생산에 대한 현명한 판단
  • 편집국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4.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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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경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김경민 경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김경민 경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세계 5위 식량수입국, 농업 R&D 지출 확대해야

6.13지방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후보자들의 공약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분야에서부터 교육과 복지, 외교·안보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유독 농업 분야에 대한 미래 지향적인 공약은 명쾌하지가 않다. 기후변화로 세계적인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곡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식량 생산국의 가뭄과 폭염으로 촉발된 곡물가격 급등 현상은 조만간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로 닥칠 것이란 경고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럼 국내 식량 사정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도는 23%로 급락했다. 자급 수준을 유지해온 쌀마저 자급률이 크게 감소하고 있고 옥수수의 자급률은 1% 내외, 콩도 10%에 못 미친다. 식량 해외 의존도가 80%에 가까운 세계 5위의 식량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 대부분 식재료 값이 올라가고, 특히 사료 가격의 인상은 우리 축산업을 존폐 위기로까지 몰아가고 있다.

거기에다 농가 인구는 해마다 줄고, 그나마 영농에 종사하고 있는 경영주들의 절반이 65세 이상의 고령이다. 자유무역협정의 확대로 수입 농식품의 증가는 국내 농산품 가격의 불안 요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농산업을 위한 갖가지 정책을 펼쳐 왔지만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는 커지고만 있다.

이제는 우리의 주식인 벼도 재배 면적 감소와 더불어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다. 쌀을 제외하면 곡물 자급도가 5%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쌀이 남는다고 감산 정책을 펼친 원인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농업인들이 벼농사를 포기하고 있는 데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선진국은 미래 성장 동력은 농산업에 있다며 식량 안보 확보 없이 선진복지국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 농업도 이미 10년 전에 발표한 농업 R&D 투자효과 관련 주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무용지물인 것 같다.

농림 GDP 성장에 대한 R&D 투자의 기여도는 22% 정도라고 발표하고 있고, 특히 한국 농업기술개발·보급투자의 수익률은 48%정도는 호주의 16%, 미국의 27%, 영국의 19%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쌀 생산 과잉이니 쌀 소비가 줄어든다고 하여 농업 R&D 투자율을 낮출 수는 없다. 왜냐하면 농업 R&D 투자에 의한 농업기술지식(지적스톡) 증가는 국가식량자급률(식량안보)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국을 제외한 22개국에서발표하고 있다. 참고로 식량안보지표는 쌀, , 옥수수 자급률 기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농업에서 쌀 생산의 과잉이나 쌀 소비의 감소로 인하여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됨을 우리는 자각해야한다. 우리는 농업과학이 발전하고 이 기회에 식량자급도를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R&D 지출 확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