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으로 농촌문제 해결 '사회적농업' 출발
농업으로 농촌문제 해결 '사회적농업' 출발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4.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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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추진 시범사업 대상자 9곳 선발
농작물 재배로 지역돌봄‧일자리‧교육 등 해결
지난 2009년 전북 완주군 인덕마을에 전국 최초로 개장한 농촌노인복지형 두레농장. 농촌 어르신과 귀농자가 친환경농사를 짓는 모델로 농촌노인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 2009년 전북 완주군 인덕마을에 전국 최초로 개장한 농촌노인복지형 두레농장. 농촌 어르신과 귀농자가 친환경농사를 짓는 모델로 농촌노인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신규로 추진하는 지역돌봄‧일자리‧교육 등 농촌 문제를 해결할 사회적 농업 시범사업 대상자 9곳을 선발했다.  

사회적 농업은 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농업을 통해 장애인, 고령자 등에게 돌봄과 교육,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번에 선정된 사회적 농업 실천조직 9곳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사회적 협동조합, 전북 완주) ▲행복농장(사회적 협동조합, 충남 홍성) ▲청송해뜨는농장(농업회사법인, 경북 청송) ▲여민동락(영농조합법인, 전남 영광) ▲농촌공동체연구소(사단법인, 충북 제천) ▲성원농장(농업회사법인, 충북 보은) ▲무주팜앤씨티(농업회사법인, 전북 무주) ▲야호해남(영농조합법인, 전남 해남) ▲선거웰빙푸드(영농조합법인, 전북 임실) 등이다. 

농식품부는 이들 조직 9곳에 각각 전문가를 매칭해 상시 컨설팅을 실시, ‘한국형 사회적 농업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이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농업 협의체’를 구성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말 제정을 앞둔 '사회적농업법' 논의를 위해 구성 예정인 사회적농업포럼에도 이들 9개 조직과 협의체를 참여시켜 현장의 목소리를 법안에 담을 예정이다.

강혜영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장은 "성인이 되면 갈 곳이 없는 장애인, 요양병원이 아닌 내고향․내집에서 여생을 살고 싶어 하는 노인, 일자리가 없어 농촌을 떠나는 청년과 기반이 없어 농촌에 정착하기 어려운 청년, 그 외에 다문화․범죄 피해자 등 우리 주변에 우리가 돌봐야 할 사람들이 많다”며, “이러한 지역문제를 농업을 통해 해결하는 활동인 사회적농업은 ‘사람 중심의 농업’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두레농장'으로 고령농 문제 해결

9개 조직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먼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전북 완주가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문제인 ‘고령농 소득 증진, 장애아동 재활, 청년농 육성’을 ‘두레농장’을 활용해 해결할 계획이다.

완주는 2009년부터 노인 돌봄과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마을단위 두레농장 10여곳을 운영 중이다.

비봉면 평치마을 두레농장은 발달장애아동과 가족들이 마을 고령농들과 농사짓고 어울리는 농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발달장애아동과 가족에게는 농업을 통한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회복을 돕고, 고령농에게는 아동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삶의 활력을 제공하고, 농장 생산물 판매를 통한 소득도 나눌 계획이다.

▶홍성 행복농장, 장애인 사회복귀 훈련

충남 홍성이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문제는 ‘장애인의 재활 및 고용’이다. 홍성군 장곡면에 위치한 ‘행복농장’은 충남에 거주하는 만성 정신질환자 대상 직업재활 프로그램(‘자연구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일일단위 농사체험을 시작으로, 4박5일 과정의 농장 일상생활 체험과 마을행사 참여 등 마을주민과 소통하는 시간 갖기, 심화과정으로 2~3주간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하며 사회복귀훈련을 하게 되고, 이 중 일부는 3~6개월 인턴, 장기적으로는 고용으로 연결된다.

장애인들은 농장의 비장애인들과 함께 허브․쌈채소 등 비교적 장애인들이 다루기 쉬운 농작물을 재배하게 되며, 마을행사에도 참여하면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등 자립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청송해뜨는농장, 청년농 정착 지원

청송해뜨는농장은 경북 청송의 지역문제 '청년 유입'을 해결하기 위해 영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창업 플랫폼(가칭, 청춘상상주식회사)을 구축, 청년농의 창업과 성공적 정착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여민동락, 전남 독거노인 소득기반 조성

여민동락이 위치한 전남 영광군 묘량면은 인구 1944명 중 65세 이상이 39%이고, 이 중 독거노인이 250명에 달한다. 이 지역 노인분들은 월 평균 30만원이상 소득이 보장되면 편히 사실 수 있겠다는 소망을 갖고 계시나, 점차 생산활동에 참여가 어렵고, 귀농인들은 자립기반이 없어 1~2년내 지역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여민동락’은 우선 노인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논 7992㎡․밭 2만5996㎡를 활용해 노인들이 참여하기 수월한 야생화를 재배해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귀농인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고령농의 생산활동에 귀농인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령농과 귀농인간의 관계망을 구축하고, 이 관계망을 통해 지역에서 농지를 구입하는 등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농촌공동체연구소, 충북 제천 지역학생 농촌정착 유도

충북 제천이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문제는 ‘지역학생의 농촌정착’이다.

2011년부터 ‘농촌공동체연구소’는 ‘사람과 자원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농촌마을’을 만들기 위해 충북 제천시 덕산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귀농을 통한 젊은층 유입도 지역활성화를 위해서 중요하지만, 지역 젊은이들이 농업․농촌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알고 이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지역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지역학생 집토끼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속할 계획이 없는 농지를 공유지로 약 3000평 확보해 덕산 초․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농사교육을 진행하고, 충북도 교사연수로 농사와 마을공동체 교육을 추진한다.

▶성원농장, 충북 보은군 장애인 재활 농업교육

충북 보은이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문제는 ‘장애인 재활 및 자립’이다. 성원농장이 위치한 충북 보은군 수한면은 인구 1971명 중 장애인이 214명이다.

‘성원농장’은 보은군 노인 장애인 복지관과 협력해 장애인과 함께 2만4000㎡ 규모의 농지에서 대추, 옥수수, 들국화, 호박 등을 재배하여 판매할 계획이다. 농장에 참여하는 장애인 중 농업에 관심이 높고, 농작업 수행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적극 고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무주팜앤씨티, 농작물 재배로 장애아동 재활 도모

무주팜앤씨티는 무주군 3개면(안성면, 적상면, 설천면)에 소재한 3개 영농조합법인의 출자조직으로 노지 및 시설채소, 화훼, 축산업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판매하는 법인이다. 이들은 안성 초․중학교 특수반 학생, 지역아동센터․국립인터넷드림마을 등에 있는 인터넷 중독 우려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업교육을 실시해 장애아동의 재활과 사회적 관계 향상을 도모한다.

▶야호해남, 다문화여성 대상 공동농장 운영

해남이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문제는 ‘다문화여성의 농촌 정착’이다.

야호해남은 다문화여성을 대상으로 농사기술을 가르치고, 자립이 필요한 다문화여성을 대상으로 함께 농사지을 수 있는 공동농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해남에 다녀왔습니다(영농조합법인)’와 연계해 장류를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음식 만드는 방법을 다문화여성에게 가르치고, ‘야호문화나눔센터’를 통해 다문화여성이 지역축제에 참여하고, 문화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여 다문화여성의 자존감을 높이고, 지역주민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선거웰빙푸드, 범죄 피해가족 사회복귀 지원

임실이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문제는 ‘가정폭력․성폭력 등 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경제적 자립’이다.

전북 임실군 선거마을에 소재하고 있는 ‘선거웰빙푸드’는 범죄 피해가족과 마을 노인들이 함께 2만평 규모의 농지에서 야생화, 산야초, 아로니아를 재배하고, 보존화 등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범죄피해지원센터, 지역 사회복지법인 등과 협력해 가정, 사회와 단절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범죄 피해자들을 농장으로 이끌어 마을주민과 함께 머물면서 농사짓고 생활하게 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