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오대벼는 아직도 그 자리에
30년전 오대벼는 아직도 그 자리에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3.10.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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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보경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강원도는 우리나라에서 추위가 빨리 오는 지역이다. 어느새 철원평야에는 올해 햅쌀 출하를 위해 벼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강원도 벼 재배면적은 4만ha 정도로 적은 면적이지만 강원도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등 청정한 재배환경 덕분에 타 평야지역에서 생산한 쌀 보다는 밥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강원지역의 특성상 추운 겨울로 병해충이 없어 농약도 최소화 할 수 있고, 풍부한 일조량과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맛을 더하는데 한목하고 있다. 그래서 밥을 지으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맛이 일품이라는 소비자들의 칭찬이 적지 않다.

강원도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벼 품종은 주로 ‘오대’ 품종으로 특히 철원평야에는 80% 정도가 재배되고 있다. 강원지역은 오대벼 품종이 자라기에 적당한 기상조건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강원의 청정한 이미지와 어울려 ‘철원오대쌀’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철원오대쌀’은 오대벼의 단일품종 브랜드로 지금까지도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국 단위의 브랜드로 현재 수도권의 대형마트에서는 타 지역의 쌀 브랜드보다도 그 가치를 더 잘 알아주는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쌀 품질등급제를 추진하려고 하는데 전국 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기존의 오대쌀 브랜드가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되고 있다.

이 제도는 쌀의 등급 기준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품질의 쌀을 선택할 권리를 갖게 만드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오대쌀은 밥맛 그리고 안전성 등에서는 좋은 점도 있다.

벼 품종도 우리 국내에서 그동안 많은 좋은 품종을 개발하여 농업인들에게 보급하였다. 물론 그중에 개발 보급하는 순간에 농업인 또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수명이 짧은 품종들도 있지만 아무튼 개발한 품종들은 기존의 품종보다는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좋은 점들을 가지고 있다.

‘오대’ 벼는 30여 년 전인 1980년대 초반에 개발된 품종으로 다른 품종에 비해 쌀알이 26g으로 뚜렷이 굵어 다른 품종과 차별화가 되는 쌀이다.

이처럼 철원지역을 포함한 강원지역에서는 오대벼가 정착이 잘되어 있고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지만, 개발한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하나의 품종 또 하나의 브랜드에 만족해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마트폰을 보아라. 완벽하다는 신제품을 구입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가 방금 구입한 스마트폰이 구형으로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자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고 또 구입하려고 늘 매장을 서성거린다. 새로운 것은 완전한 것이 없고 완전하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약간의 무언가를 늘 추구하고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신제품의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고 소비자들은 비싼 대가를 치르고 또 새로운 신제품으로 바꾸고 있다.

그동안 벼에서도 수량뿐만 아니라 맛에서도 뛰어난 품종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품종이 운광, 고품, 삼광, 칠보, 진수미, 호품, 하이아미, 대보 및 수광 등 많은 최고품질 품종들이 만들어 졌다. 이제는 수량성, 밥맛뿐만 아니라 색깔, 향, 기능성에 있어서도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벼 품종들도 개발하였다.

우리의 국민소득 또는 문화 수준이 우리나라도 높은 편으로 소비자들은 단지 배불리 먹는다는 생각에서 이제는 눈으로 즐기고 건강을 생각하고 감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따라서 오대벼 브랜드로 만족하는 현실을 탈피하여 미래의 소비자들의 마음을 빨리 알고 거기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여 최고품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함은 물론 기존의 우수브랜드의 이미지를 이어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우리 강원지역 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외 여건변화에 능동적 대처가 가능한 최고품질 브랜드 생산과 강원 쌀의 품질과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을 높이고, 또한 웰빙 추세에 대응한 기능성 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모험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철원오대쌀은 남보다 앞서서 온 만큼 앞으로도 쭉 앞서서 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