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 등 농산물이 물가 인상의 주범 아니다
[사설] 쌀 등 농산물이 물가 인상의 주범 아니다
  • 황보준엽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6.0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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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상승 했다. 농산물 가격과 라면과 과자류 등 가공식품 가격이 큰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언론에서는 쌀값이 29.5%, 감자(59.1%), 고춧가루(43.6%), 무(45.4%), 배추(30.2%) 등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서 농산물을 밥상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았다. 특히 쌀값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37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고 밝혔다. 감자는 가격이 76.9% 상승해 1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며, ‘금자’라는 표현까지 붙였다.

더욱이 야당의 대표까지 ‘6·13 지방선거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통해 쌀값이 30% 이상 급등했고 감자는 무려 77%나 올랐다며,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농산물을 꼭 집어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산물을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올해 3월 80㎏ 한가마당 17만원을 돌파한 후 현재 17만3000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은 지난해 수확기 가격(10∼12월 평균가격)인 15만3213원에서 11.2% 오른 가격이다. 지난 2013년 7월 기준 17만6552원 보다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특히 쌀값은 지난해의 경우 평년 대비 80.1% 수준인 13만669원에 불과했다. 2016년에는 20년 이래 최저가격인 12만9807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현재의 쌀값은 폭락한 가격은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이를 물가인상으로 주범으로 꼽는 것은 농촌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데서 비롯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감자 가격도 지난달 하순부터 하락하고 있다. 농업관측 기관에서는 6월 이후 계속해서 감자 가격이 전년 대비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도 평년 가격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봄 물량이 본격 출하되면 오히려 가격하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처럼 쌀 등 농산물은 제값 받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까지 몰려 가뜩이나 소득감소로 멍든 농민들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쌀값은 지난 2013년 가격보다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결코 물가 상승의 주범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