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소 60마리 ‘떼죽음’ 원인 놓고 공방...“멀쩡하던 소들이 군부대 공사 시작 후 줄줄이 죽었다”
[이슈 포커스] 소 60마리 ‘떼죽음’ 원인 놓고 공방...“멀쩡하던 소들이 군부대 공사 시작 후 줄줄이 죽었다”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8.06.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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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축산농가, 공사 소음·진동이 폐사 원인 주장 
국방부·쌍용건설 “원인 밝혀져야 보상…법대로”
환경분쟁조정위 “소음·진동으로 가축 폐사 가능성 높아”

한 차례 농가에 건넨 500만원, ‘성의표시’ 주장
질병검사 의뢰 결과 모두 ‘원인미상’ 판정 
동물위생시험소 발급 병성감정결과서도 반려
올초 담당자 바뀌어 합의논의도 난항…혼선

 

피해를 주장하는 농가 장세덕 대표가 담양군에 위치한 죽녹원 앞에서 지난 4월 16일부터 피해사실을 알리고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농가 장세덕 대표가 담양군에 위치한 죽녹원 앞에서
지난 4월 16일부터 피해사실을 알리고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최근 군부대 공사현장 인근에 위치한 축산농가의 소 60여 마리가 폐사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발주처인 국방부와 시공사인 쌍용건설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 폐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가 발주하고 쌍용건설이 시공 중인 전남도 담양군 오룡리 군부대 공사 현장 인접한 곳에서 소 33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피해농장에서 최근 2년 사이 한우 42마리가 원인도 알 수 없이 폐사하고, 18마리가 조산되는 등 문제가 발생되고 있어 해당 피해농가, 한우협회 등이 국방부와 쌍용건설에 피해보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피해 농가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진행된 군부대 공사 중 동반되는 소음, 진동 등을 이번 폐사, 조산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는 진입로 공사가 진행돼 암반 발파 소음과 진동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500만 원 보상금 아닌 ‘성의 표시’
한우 폐사가 발생했던 초기 쌍용건설 측은 지난해 2월 농가와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재 쌍용건설 측은 폐사에 따른 보상금이 아닌 도의적인 책임을 가지고 위로금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쌍용건설 측이 피해규모가 커지자 말을 바꿨다고 피해농가 측은 반박하고 나섰다. 
피해농가는 “쌍용건설 측이 폐사한 4마리에 대한 보상안으로 폐사한 2마리는 방음벽 설치를 조건으로 남은 2마리에 대한 보상은 1마리만 보상하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방음벽을 설치하면 더 이상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해 제안을 수락했다”며 “하지만 폐사가 계속 진행되고 피해액이 커지자 과거에 지급한 500만 원은 폐사에 따른 보상금이 아닌 도의적 차원에서 성의를 표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 피해농가는 육군본부로부터 방음벽을 설치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쌍용건설 측이 제시한 500만 원을 받고 공사 중 발생하는 분진, 소음, 진동 등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써줬다.
쌍용건설 측은 “애초 성의 표시를 한 것뿐이다. 다른 의미는 없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협상이 더 진행될지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방음벽 역시 처음 약속했던 영구방음벽(길이280*높이6m)이 아닌 영구방음벽과 임시방음벽으로 나눠 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쟁이 더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국책사업과 대기업의 개발행위로 인한 피해가 축산농가에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병성감정결과 ‘원인미상’…국방부·쌍용건설 “결과 신빙성 없어”
피해농가는 지난 4월 16일과 지난달 18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9개월, 26개월된 소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로 폐사하자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에 의뢰했다.

4월 16일과 지난달 18일에 갑작스런 폐사로 질병검사를 의뢰,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는 두 사례 모두 원인미상 폐사를 진단했다.
4월 16일과 지난달 18일에 갑작스런 폐사로 질병검사를 의뢰,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는 두 사례 모두 원인미상 폐사를 진단했다.

그 결과 두 차례 진행된 질병검사에서 모두 원인미상 폐사(병원성 원인체 불검출)라는 병성감정결과서를 받았다. 하지만 국방부와 쌍용건설 측은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 발급한 병성감정결과서 역시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반려했다는 것이 피해농가의 주장이다.

안내는 ‘무진동 암파쇄 공법’, 실제는 ‘일반 절개공법’
국방부와 쌍용건설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 문제가 발생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진행된 부대 진입도로 개설 공사에 시작 전 안내한 암 절취 무진동 암파쇄 공법이 아닌 일반 절개공법으로 시공돼 그에 따른 소음과 진동이 심화됐다는 것이 피해농가의 주장이다. 일반 절개공법과 달리 암 절취 무진동 암파쇄 공법은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 
피해농가 측은 “도로 개설공사 이후 사전 약속한 공법이 아닌 일반 절개공법을 사용해 소와 송아지들이 불안한 증세를 보이고 일부 송아지는 축사에 부딪히고 큰 소에 밝혀 죽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소음·진동 등 폐사 원인 될 수 있어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브레이커 등의 장비를 사용하는 도로공사장에서 소음 및 진동으로 인한 한우피해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공사 중 발생되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폐사했다는 해당 피해농가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대목이다.
과거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분쟁업무를 담당했던 A박사는 “소음, 진동 등으로 가축이 폐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고 밝혔다.

쌍용건설·국방부 “법대로 하자”
피해농가와 몇 번의 협상을 진행했지만 원만한 결론이 나지 않자 국방부와 쌍용건설 측은 ‘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문제해결을 위해 피해농가와 국방부 등 관계자들과 몇 번의 협상을 진행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면서 “폐사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협상을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니 환경분쟁조정위원회, 국민인권위원회 등을 통해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한 후 원칙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분쟁조정위→농가 도움 안 돼
하지만 피해농가는 국방부와 쌍용건설이 말하는 이른바 ‘법대로’라는 해결 방법으로는 농가의 피해만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농가는 “국방부와 쌍용건설에서 말하는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한 해결은 피해농가의 입장에서 볼 때 법적으로 대처할 시 현실적인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축산인 측은 독립적인 협의회를 구성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환경분쟁조정위원회 과거 소음·진동에 의한 농가피해 사례를 확인한 결과 피해농가가 요구한 피해보상 금액과 분쟁결과 피해보상 금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축산업계 관계자는 “피해농가 입장에서는 당연히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문제 해결을 꺼려할 수밖에 없다”며 “피해농가와 국방부, 쌍용건설 측의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소송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초 믿지 말았어야 해”
법대로 하자며 폐사의 원인부터 규명하라는 국방부와 쌍용건설의 태도에 피해농가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시작된 2016년 말부터 올해 초 국방부와 쌍용건설 측 담당자가 바뀌기 전까지는 보상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당자가 바뀌면서 피해보상과 관련된 인수인계가 안됐다는 이유로 태도가 변했다는 것이다.
피해농가 측은 “담당자가 바뀌기 전인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국방부 대령, 쌍용건설 관계자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수시로 농장에 직접 찾아와 그때마다 농장에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보상 역시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 와서는 결국 우리만 당한 꼴이다. 믿음이 컸기에 농장에 피해가 있어도 최대한 좋게 해결하고 자 했고, 필요한 자료 수집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후회가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공사가 끝나기 까지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았다.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두렵다”면서 “처음 4마리 폐사 문제가 불거졌을 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결국 60여 마리의 폐사로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불안하고 답답하다”며 심정을 전했다.

한편 피해농가와 국방부, 쌍용건설 측은 협상을 중단한 상태로 피해농가 측은 청와대, 국방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지난 4월 16일부터 생존권 보장을 위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인 쌍용건설 측은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을 아껴 향후 진행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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