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거목 vs 5.16 군사쿠데타 주역' 故 김종필 前 총리 별세, 후세에 논쟁거리 남기고...
'한국 정치의 거목 vs 5.16 군사쿠데타 주역' 故 김종필 前 총리 별세, 후세에 논쟁거리 남기고...
  • 안영 booleanhead@gmail.com
  • 승인 2018.06.23 1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방송화면 캡쳐)
(사진=방송화면 캡쳐)

(한국농업신문=안영 기자) 향년 9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김종필 前 국무총리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다수의 언론 매체를 통해 김종필 前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이 대거 보도됐다. 언론은 김 前 총리의 빈소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아산병원에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김종필 前 국무총리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한국 정치사에 이름을 남긴 큰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군사쿠데타의 잔존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김종필 前 총리는 박정희 前 대통령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다. 김 前 총리는 박정희 前 대통령의 5.16 군사쿠데타를 보좌한 뒤 초대 중앙정보부장으로 박 前 대통령의 통치를 도왔다.

이후 중앙정보부는 1980년대 안전기획부(안기부)를 거쳐 오늘날 국가정보원(국정원)에 이르기까지 정권에 부역해 공작을 벌이는 기관으로 이미지가 박혀왔다. 공교롭게도 김 前 총리의 후임 중앙정보부장들은 김 前 총리를 견제해왔다.

김 前 총리가 '영원한 2인자'라는 평을 받게된건 국무총리를 오랫동안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박정희 前 대통령 시대에 4년 넘게 총리를 역임한 김 前 총리는 이후 김대중 대통령 시대에서도 국무총리로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 前 총리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3김시대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영남을 지지기반으로 했던 김영삼 前 대통령과 호남의 맹주였던 김대중 前 대통령 사이에서 충청권의 맹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김 前 총리는 김영삼-김대중 두 거물 정치인 사이에서 한쪽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1980년대 후반 3당 합당을 통해 김대중을 고립시키거나, 1990년대 후반 김대중을 지원해 대통령에 당선시키며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한 것이 그 예다.

김종필 前 총리는 대통령이 된 적은 없다. 하지만 대통령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물론 2인자로서 최고 권력자를 보필하거나 또는 최고 권력자를 견제하며 권력의 균형을 추구해왔다.

김 前 총리의 별세로 3김시대는 막을 내렸다. 또한 5.16 쿠데타 세력 역시 종말을 고했다. 한국 정치사의 거인은 그렇게 후세에 뜨거운 논쟁 거리를 남겨놓고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