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재 산업은 든든한 동반자이다
농자재 산업은 든든한 동반자이다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3.10.18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용대 충남대 교수

 

자동차산업은 2만 여개 부품으로 조립 생산되는 대표적인 종합산업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초기에만 해도 망치로 드럼통을 펴서 차체를 만들고 미군 짚 엔진을 얹은 조악한 조립품 수준으로 자동차라고 얘기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랬던 자동차 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한 이유는 엔진이나 변속기 등 핵심 부품들이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되고 생산라인에서는 수많은 부품들이 융합적으로 잘 조립된 고품질 완성차를 생산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성공은 부품산업의 기술수준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성공은 핵심 부품과 관련 소재들의 기술 개발에 따른 열매인 것이다. 수준 높은 원천기술을 갖춘 부품산업이 발전할수록 자동차 산업은 이를 강력한 경쟁무기로 활용하여 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자동차와 부품산업의 성장 신화가 우리 농산물과 농자재 산업의 관계에도 적용될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혹자는 자동차 산업은 농업과 달리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지 않는 별개의 산업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산업으로서의 성장과 발전 경로는 제조 산업이든 1차 산업이든 다를 수 없다고 본다.

우리 농업은 1960년대만 하더라도 지게와 소가 농자재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농자재를 농가가 자체 인력으로 해결해야 했다.

자급적 생계형 농업발전단계에서는 농민들이 종자, 비료, 농약, 농기구 등 대부분의 농자재를 자체 노동력을 의하여 직접 생산 조달하기 때문에 농자재 산업은 후방연관효과가 낮은 산업으로 농업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변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농업발전이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게 되면 농민들이 영농활동의 효율성과 전문화를 추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농자재 산업은 농업생산활동을 지원하는 후방기지로서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게 된다. 이는 농업이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농업생산부문과 농자재 산업간의 상호연관효과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농업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농자재산업이 든든한 동반자로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 농업도 자동차 부품산업과 마찬가지로 농자재 산업들이 고품질과 첨단기술을 갖추어야 농업 전체의 성장이 가능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농업도 BT, IT, NT 등 융복합적인 기술과 관련 농자재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성장과 발전이 불가능한 종합산업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지금 농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경영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농산물 가격은 천정화 현상으로 농업소득이 줄어드는 소위 성장과 소득의 괴리라는 함정에 빠져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국산 농산물이 수입농산물과의 시장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산업으로서의 농업이 존립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고품질 저비용 농산물의 생산구조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부품인 농자재의 원천기술개발 및 계열 산업화 대책을 늦었지만 서둘러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농자재 업체들은 그동안 좁은 내수시장을 안주하여 농자재 보조금을 둘러싼 과당경쟁에 매달리면서 공정혁신과 신제품개발을 소홀히 해 왔다.

그 결과 농자재 업체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의 인상과 환율상승, 판매부진으로 갈수록 경영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농자재 산업이 농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기 보다는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는 정부가 농자재 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히 농업경영비 절감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는 단편적인 정책으로 대응한 책임도 있다.

정부는 농자재 산업을 농업의 부가가치 사슬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필수산업으로 인식하여 이제부터라도 농자재와 생산농업 이 둘을 하나의 농산업체계로 묶어 종합적인 농정의 틀 안에서 제도개선 및 예산지원을 하여야 할 것이다.

한‧중 FTA와 DDA등 다가오는 완전 수입개방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농산물의 질적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농자재 산업이 선두주자로 나서야 한다.

미래에는 우리 농자재 업체들도 전 세계를 무대로 진출하여 자동차 부품업체와 같은 성장신화를 써나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도 농자재 산업을 첨단 기술융합형 혁신산업으로 지정하고 해외시장에 저비용 맞춤형 농자재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적극 터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