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aT 사이버거래소, 온라인 직거래 10년만 매출 3조원 달성
[포커스] aT 사이버거래소, 온라인 직거래 10년만 매출 3조원 달성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7.0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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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소비자간 직거래로 유통비용 절감 위해 설립
유통효율화·투명성 높여…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 운영
전국 88% 초·중·고에 ‘국내 유일’ 급식식재료 전문조달

지난해 1152억원 유통비용 절감…거래규모 4%
로컬푸드·친환경농산물 소비촉진…농가소득 증대
국산 농산물 비축물자 판매확대로 수요기반 조성
등외품 농산물 활용 가공식품 생산 중개, 수출도
안정적 판로…성주참외·제주우유 결합 ‘참외우유’ 생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이버거래소(소장 오형완)는 설립 10돌을 맞아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이버거래소(소장 오형완)는 설립 10돌을 맞아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25명 직원들이 한 해 3조원 매출을 올리는 거대조직이 있다. aT 사이버거래소(소장 오형완)는 지난 2009년 농수산물의 전자거래 촉진을 위해 출범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이를 통해 유통비용을 절감하자는 것이다. 2010년 1755억원에 불과했던 온라인 거래실적은 2017년 2조9789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하면서 7년만에 17배 성장을 일궜다.

사이버거래소의 설립목적인 유통비용 절감규모는 지난해 거래규모의 3.9%인 1152억원에 달한다. 공공기관으로서 공익적 역할에도 부응했다. 지역 농축산물 직거래 활성화와 로컬푸드 및 친환경농산물 소비 촉진, 산지와 소비지간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 지원, 국산 우수농산물 수요 기반 조성 등이 그것이다.

특히 국산 밀가루 생산업체와 외식업체 알선을 통해 국산 밀의 판로를 지원하는 사업을 지난달 시작했다. 국산 밀가루 2종(백밀가루, 통밀가루)을 안산 대부도 외식업지구(25곳)와 공동구매 연계로 연 200톤 거래를 성사시켰다. 

조해영 유통이사는 지난달 27일 사이버거래소 10돌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초·중·고 88%에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안전한 식재료를 공급중”이라며 “지역 농산물 신유통경로 제공이나 국산 농산물 수요기반 확대 등 공기업으로서 공익성을 강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오형완 aT 사이버거래소장
오형완 aT 사이버거래소장

가락시장 거래 4조원, 소프트파워 힘 과시
aT 사이버거래소의 인원은 비정규직 인력을 포함해도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 가락시장의 연간 거래규모가 4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프트파워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사이버거래소는 2010년 학교급식 식재료 전자조달시스템(eaT)을 도입했고 2011년 단체급식 식재료 입찰을 위한 행안부 지정정보처리장치 지정을 받았다. 거래실적 3조원을 달성한 배경에는 이 시스템의 역할이 컸다. aT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급식식재료 전문조달시스템으로 전국 학교급식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기준 전국 초중고의 88%가 도입해 적용하고 있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각 학교가 담당해야 할 학교급식 공급업체 관리업무를 aT가 처리해 학교측은 행정효율 향상, 행정인력 최소화 등 비용절감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입찰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는 식품위생법, 학교급식법 등에 따라 서류심사와 함께 현장심사에 통과해야 한다. 입찰담합이나 대리납품 등 불공정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지능형입찰관제시스템을 통해 불공정 행위를 실시간 감시하고 수시 현장 점검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5~2017년 670개 업체가 제재조치를 받았으며, 이 중 430개는 최대 영업정지 12개월에 처하는 등 행정처분 했다.

공공급식·B2B 직거래 확대와 공익성 조화 지향
점검과 제재를 강화하다 보니 애로사항도 발생한다. 불공정 행위 적발업체의 민원과 소송이 늘고 있고 내년 4월 시행 예정인 학교급식 공급업체 배송차량 전수등록에 대한 업체의 불만도 예상된다. 이밖에 농민단체는 계약재배를 통해 aT가 직접 친환경농산물을 수매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학부모는 논-지엠오(Non-GMO,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은 식재료)만 학교급식에 공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오영환 소장은 “거래소 콜센터에서 6명 상담요원이 1년에 10만회 정도 전화를 받는다”며 “민원을 통해 제기된 개선점을 정리해 수시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 공공급식 확대와 B2B 직거래 확대라는 거래소 본연의 사업과 농가소득 증대와 유통효율화, 친환경농산물 수매 등 공익성 측면에서 급증하는 외부의 요구들을 어떻게 잘 조화해 나갈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aT 유통이사
조해영 aT 유통이사

외식업체와 국산 밀가루 대량 거래 알선
지난해 사이버거래소의 주요 성과로 거래소 이용에 의한 도소매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1152억원의 유통비용 절감과 농축산물 직거래 4842억원, 친환경농산물 거래 1486억원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공익적 역할이 두드러진다. ▲수급안정용 비축물자 판매확대 ▲등외품 상품화로 농가소득 증대 ▲국산 밀 판로지원 등이 그것이다.

가격이 떨어지는 무, 배추를 보관했다 공급이 모자라는 시기에 방출해 작년 23억원어치를 팔았다. 오 소장은 정부 비축물자의 66%를 사이버거래소가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수매한 무, 배추 등을 팔 때는 실질적 가치가 하락하기도 하고 폐기단계에선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거래소가 물자절약과 정부 예산 절감 기능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지난 5월 사이버거래소는 음료 제조업체 ㈜진산비버리지와 ‘과채음료 원료농산물의 유통·가공 및 판매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진산비버리지는 거래소를 통해 공급이 넘치거나 제값받기 어려운 등외품 농산물을 구매, 상품화시켜 판매하게 된다. 등외품을 활용한 상품의 대량생산으로 농가소득 증대가 기대된다. 지난해는 성주참외 등외품을 이용한 주스 개발로 총 66억원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올해는 성주참외와 제주산우유를 결합시켜 만든 참외우유 개발에 성공, 일본 수출 계약까지 달성했다. 초도물량으로 참외 10톤 거래를 합의했으며, 이달 초 제품이 완성되면 국내 유통과 함께 본격 수출된다. 원료 상품에 참외 외 한라봉, 양파, 파프리카를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안산 대부도 외식업지구 25개 요식업체에서는 국산밀가루로 만든 칼국수를 판매하고 있다. 국산 밀가루 생산업체와 외식업지구 거래를 알선해 공동구매를 통한 국산밀 연 200톤 거래를 성사시켰다. 밀 수요처를 확대해 생산농가의 소득보장과 국산밀 자급의 기반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농가 계약재배…빅데이터 분석 추진
오형완 소장은 올해부터 ▲공공급식분야 진출 확대 및 국산 농산물 수요기반 확충 ▲사전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전식재료 공급 강화 ▲친환경 농산물 판매활성화 등 연결·협력 마케팅 지원으로 농가소득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행 급식 수요처를 학교에서 지자체, 병원 등으로 확장해 국산 농산물 수요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공공보조금, 결제방식, 사용량 등 지역별 특성에 맞춘 학교 전용 시스템 제공과 국산 농산물 구매실적 우수 납품업체 인센티브 지원 등도 추진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의 단계적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매지역, 가격, 시기 등 구매정보를 DB화한 정보를 분석해 식재료 수요와 안정적인 공급관리를 실현하고 GAP, 친환경 등 기관별로 산재된 식재료 정보의 종합관리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공공급식 식재료 수요예측 및 산지 식재료 구매정보를 제공해 지역농산물 이용 촉진과 산지업체의 사업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분석이 완료되면 농가가 원하는 계약재배, 소요 예산 추정 등이 순조롭게 이뤄져 정부 정책 구현에도 상당부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 50개교에 Non-GMO 시범공급
사이버거래소는 올해 3월 공급 식재료의 안전관리를 담당할 급식지원부를 신설, 리스크 관리 강화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불공정 행위 적발시 해당업체에 대해 경찰청 수사를 요청하는 등 건전한 조달문화 정착에 힘쓸 계획이다.

이밖에 사이버거래소 쇼핑몰인 ‘포스몰’ 내 ‘친환경농산물관’을 신규 개설하고 계절별, 시즌별 수요분석을 통한 소비자 타깃 제품을 선정하는 등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를 촉진시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현안은 급식 안전성 및 투명성 강화, 지속가능한 학교급식 공급 추진이다. 불공정행위업체 증가로 등록업체 재정비 필요성이 높아져 5월부터 eaT 등록 7년 경과 업체를 대상으로 전수점검을 실시, 불성실업체의 사전 차단에 나서고 있다. 또 내년 4월부터 학교급식 공급업체 배송 차량의 eaT 등록을 의무화했다.

오형완 소장은 “이달부터 서울시 공공급식센터를 통해 6개 자치구 50개교에 논-지엠오(Non-GMO) 학교급식 공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며 “온라인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더욱 향상시켜 우리 농산물 소비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