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공매, 신곡 수확기 '쌀값 폭락' 예고
또 한번의 공매, 신곡 수확기 '쌀값 폭락' 예고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7.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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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원료곡 부족 6월 10만톤 공매 실시
이달 추가공매 가능성 높아 쌀 농가 근심
8월부터 신곡 수확, 공급과잉으로 시장 반전
농림축산식품부가 애프터(APTERR)를 통해 베트남 태풍 피해 이재민에 지원키로 한 쌀 1만톤이 지난 3월 현지에서 하역되고 있다. 이번에 지원된 쌀은 2016년산 정부관리양곡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애프터(APTERR)를 통해 베트남 태풍 피해 이재민에 지원키로 한 쌀 1만톤이 지난 3월 현지에서 하역되고 있다. 이번에 지원된 쌀은 2016년산 정부관리양곡이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올 수확기(10~12월) 햅쌀 가격이 정부가 최근 실시한 추가 공매의 영향을 받아 또 다시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농업계에 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작년산 시장격리 건곡 10만톤의 공매를 실시했다. 공매 결과 전량 낙찰됐고 평균낙찰가격도 40kg당 6만85원(조곡 기준)으로 예년 가격보다 6% 높았다. 원료 부족 RPC(미곡종합처리장)들의 매입수요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공매는 올해 두 번째다. 정부는 앞서 지난 4월 2017년산 산물벼 공공비축미 8만3600톤을 인수도하고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으로 수입한 밥쌀용 쌀 판매를 재개했다. 물량을 시장에 방출했더니 효과가 두 달 갔다. 또다시 재고량과 원료곡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

5월말 RPC 보유 벼는 35만6000톤으로 8월이면 바닥이 날 상황이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56만2000톤에 비해 36.7%(20만6000톤) 적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민간유통업계는 최소 10만톤의 추가 공매를 요청했다. 산지쌀값도 상승폭을 키워 정부를 압박했다.

이 시기 산지쌀값은 1차 인수도 직후인 4월말~5월초 상승률이 0.1%까지 떨어지는 등 상승세가 대폭 둔화하다가 6월 5일 0.5% 오른 17만4096원(80kg)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재고와 원료곡이 부족하다는 시장과 유통업계의 거듭된 방출 요구에 쌀 생산농가의 입장 차를 조율하던 정부는 쌀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 최소한의 물량을 공매하기로 합의하고 10만톤의 추가 공매에 이른 것이다.

2차 공매가 막 끝난 6월 25일 현재로선 쌀값에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6월 25일자 산지 쌀값은 80kg당 17만4920원으로 10일전 가격 대비 0.3%(508원) 상승했다. 산지쌀값은 작년 수확기부터 올 6월까지 거듭 올라 상승률 37.9%를 기록했다.

80kg들이 가마 당 지난 4월 17만1376원에서 5월에 17만2264원으로 올랐고 6월 들어서 17만4096원으로 올랐다. 평년보다 10% 넘게 빠르게 올랐다. 그러나 이는 30년 전 수준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정부가 공매 추진에 농가들의 눈치를 보는 이유도 지금의 쌀값 오름세가 ‘인상’이 아닌 ‘회복’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또 한번의 공매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농가들은 좀처럼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시장 추이를 보아 7월중 공매를 한 차례 더 실시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농민단체는 수확기 햅쌀 가격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금년 쌀 공급이 과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올해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의 영향에 따라 쌀 생산량이 감소하겠지만 정부의 시장격리가 없는 것을 가정한다면 정부 순매입량이 줄어 신곡 시장공급량은 313만8000톤으로 전년 대비 4.1%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극조생종은 8월부터 생산된다”며 “신곡 수확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격리곡을 방출한다면 쌀 생산농가들이 다시 경영난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