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공석 넉달째 ‘잠 자는 국회’
장관 공석 넉달째 ‘잠 자는 국회’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7.1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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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목표가격 설정, PLS 도입…쌓인 현안에 애끓는 농심
이달 중순 개각해도 인사청문회 요원,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유콘시스템의 농업용 방제드론 '리모팜'이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농약을 살포하는 드론.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쌀 목표가격 설정, 생산조정제 시행, PLS(농약허용물질등록관리제도) 도입 등 농정 현안이 쌓여있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 된지 벌써 넉달째로 접어들어가고 있다. 쌀 농가들은 2018년산 쌀부터 향후 5년 동안 쌀 변동직불금의 지급 기준이 될 목표가격을 연내 설정하려면 한시바삐 장관 후임인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쌀 농민단체들은 각각 그간의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목표가격을 제시하며 정부의 결정을 재촉하지만 올해 상반기가 지나 하반기가 시작된 시점에서도 정부안조차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6.13 지방선거 이후 개각도 늦어질 전망이어서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등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달 26일 경제수석 등 청와대 내 경제라인을 교체한 뒤 순차적으로 개각을 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회 원(院) 구성 지연과 더불어민주당 차기당권 변수 등을 이유로 개각 시점을 늦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8~13일 인도, 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하는 것을 감안하면 개각은 이달 중순쯤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귀국해 개각이 이뤄져 장관 후임자리가 정해진다고 해도 인사청문회 등 거쳐야 할 절차를 감안하면 최소 한 달 이상이 더 소요된다. 더구나 국회는 ‘드루킹 특검’ 등으로 촉발된 여야 정쟁으로 4월부터 내내 파행중이라 언제 열릴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 개각발표를 해도 국회가 열리지 않는 한 인사청문회도 요청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18개 정부부처 중 농식품부만 유일하게 장관이 없는 상황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수도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농심(農心)은 타들어가고 있다. (사)한국쌀전업농연합회는 쌀 목표가격으로 21만5000원을 주장하고 있다. 전국쌀생산자협회는 80kg 한 가마에 24만원은 돼야 한다고 본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은 최근 쌀 목표가격을 22만3000원으로 제시하는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정부안은 나오지도 않았고 국회는 잠자고 있다. 정부와 농가가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연말까지 목표가격 협상을 끝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광섭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농가들은 최근 정부양곡 공매에 당장 신곡 수확기 쌀값 걱정을 해야 할 처지”라며 “장관이 빨리 정해져야 농정 공백을 지금이라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영록 전 농식품부장관(현 전남도지사)이 지난 3월 퇴임한 이후 장관 자리는 100일 넘게 비어 있다. 장관 후보로 유력히 거론되는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이다.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전 농식품부 기조실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