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쌀가공식품의 수출 전망
[전문가칼럼]쌀가공식품의 수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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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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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이사
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문이사
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문이사

‘조청잼’ 또 하나의 글로벌식품 후보주자

 
“쌀로 어떻게 이런 잼을 만들 수 있나요? 정말 설탕이 전혀 안 들어 갔나요?” 2017년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개최된 글루텐프리식품전시회에서 떡볶이, 전통주, 조청을 비롯한 우리의 쌀가공품이 외국 바이어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2017년 쌀과 쌀가공식품의 총 수출량은 77,936천불이며 이 중 쌀가공품 수출액이 72,032천불로 92.4%를 차지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지는 쌀보다 부가가치를 높인 쌀가공품 수출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쌀가공품의 수출액은 2015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대 중국수출이 감소한 지난해에도 전체적으로 7%의 견조한 성장과 함께 수출대상국이 전 세계로 다변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쌀가공식품의 수출경쟁력은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첫째, 안전성과 품질면에서 신뢰도가 높다. 유아용 천연쌀과자나 쌀이유식은 대부분 유기농쌀로 만들고 원료쌀에 대해서는 사전에 비소, 납, 카드뮴 등은 물론 102항목에 대한 잔류농약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체크하고 있다. 떡류업계는 아무리 작은 업체라도 ‘20년까지 모두 HACCP 인증을 받아야 하고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단 한번만 규정을 어겨도 HACCP 인증이 취소된다.
 
둘째, 쌀가공품은 프리프롬(Free From) 식품이다. 유럽에서는 매년 프리프롬식품 국제전시회가 열리는데 글루텐, 설탕, 락토오스 등이 배제된 식품시장을 말한다. 글루텐은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으로 소화장애를 일으키기 쉬우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셀리악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유럽인들의 약 1∼4%가 셀리악병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들에게 글루텐프리 식품은 선택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상당수가 밀식품을 섭취한 후 소화곤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글루텐프리 시장규모는 2015년 약 46.3억 달러이며 2020년까지 연평균 10.4%을 성장률을 보여 75.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쌀가공품은 슈가프리(Suger Free) 식품이다.
 
전통적인 간식으로 사랑받았던 누룽지가 그 고소한 맛과 함께 부드럽고 아삭한 맛을 더해 영양가 높은 스넥으로 진화하였으며, 쌀을 발효시켜 만든 조청과 과일 또는 양념채소가 결합된 라이스 잼은 쌀이 가진 고유한 맛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슈가프리 식품이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있고 이를 현대적인 신제품으로 개발한 조청잼은 앞으로 김과 같은 또 하나의 글로벌식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쌀가공식품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결합되어 있다. 떡볶이는 원래 전통적인 우리 궁중음식에서 유래했다. 2017년에 북경과 상해에서 중국 외식업체들을 대상으로 시연한 떡볶이요리가 호평을 받은 바 있는데 떡볶이와 육류, 해산물, 치즈, 야채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고급 떡볶이요리를 창조해 낼 수 있다. 떡과 술, 한(약)과, 식혜 등이 민족의 대명절이나 제례상에 올려졌으며, 특히 막걸리는 힘든 농사일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농주이다. K-POP 인기 덕분에 K-FOOD가 세계의 젊은이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요즈음 전통적인 쌀가공식품을 널리 알릴 절호의 기회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Globaldata의 추정 결과 세계 식품시장의 규모는 2015년 6.3조 달러에서 2020년에는 약 7.7조 달러로 연평균(2013~2020) 1.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흔히 반도체나 자동차 시장보다 식품시장이 크다고 비교하기도 한다. 이처럼 엄청난 글로벌식품시장에 우리의 쌀가공식품이 더 많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식품전시회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들은 쌀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접하고 새로운 맛과 품질에 경이로움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정보 제공을 통해 수출마인드로 무장하고 바이어와의 협상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면 더욱 효과가 클 것이다.
 
또 수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기반이 튼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제품 개발이 촉진되고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넘어 신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쌀가공식품의 소비가 확대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도 쌀가공품의 우수성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쌀로 만든 다양한 식품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