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김보경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3.12.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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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아 탈출에 한 몫 해야 할 때

 

국제식량농업기구(UN FAO)는 최근 2010-2012년의 전 세계 기아 인구를 추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세계기아지도(World hunger map)를 살펴보면 전 세계 71억 인구 중에서 8억2700만 명이 만성적인 기아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중북부 및 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지부티, 에디오피아, 에리트레아, 케냐, 소말리아, 수단, 우간다 7개 국가에서는 상황이 매우 심각해 이 지역의 1억6000만 명의 인구 중 7000만 명은 현재 극도의 식량부족과 영양결핍으로 고통 받고 있다.

어린이와 여성들의 피해가 가장 커서 에디오피아에서는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영양부족으로 인해 왜소 증상을 겪고 있고 소말리아 아이들 중 20%는 15세 이전에 사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아프리카 기아인구의 대부분은 영농규모가 0.5ha 미만의 영세 소농 또는 소작농으로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의 빈곤과 기아를 완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농작물의 수확량을 증대하여 농민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아울러 식수 공급, 주거환경 개선 등 농촌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UN을 비롯한 국제기구 및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증가시키고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의 식량생산 증대를 위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쌀은 카사바, 타로, 얌 등 뿌리작물과 함께 주된 식량으로 현재 34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쌀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2009년도에는 1000만 톤의 쌀을 수입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쌀을 수입하고 있다.

한편 우리의 쌀 자급 경험에서 볼 때 아프리카 저개발국가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완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것은 아프리카에 벼 육종가 양성과 육종기반을 마련하고 통일벼와 같은 다수확 종자개발과 보급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아프리카의 농업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한‧아프리카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의 일환으로 아프리카녹색혁명연대(AGRA)와 공동으로 콩고민주공화국, 카메룬 등 아프리카 10개국에 적용할 수 있는 통일형 다수성 벼 품종 개발에 착수하였다.

아프리카녹색혁명연대는 빌게이츠재단, 록펠러재단 등이 지난 2006년 아프리카의 식량자급을 위해 설립하여 현재 아프리카 14개 국가를 대상으로 종자보급체계의 개선, 토양개량 등 농업개발을 지원하는 국제농업지원단체이다.

아프리카 열대지역 적응 다수확 품종개발은 단순한 식량원조에서 벗어나 농업과학기술의 원조와 협력을 통해 수혜 국가는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우리나라는 국제적 위치가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해외농업기반에 적용할 수 있는 품종개발 연구 자료로 활용하여 국내에서 쌀 생산이 어려울 경우 우리나라의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적극 활용해야 할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