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앞두고 연천 ‘율무 재고 1300톤’    
수확 앞두고 연천 ‘율무 재고 1300톤’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8.08.09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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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매 물량·수매가 축소 불가피할 듯
헛소문·율무 대용 귀리 활개 등 원인
가공시설 필요 요청도…유지비 부족

농협 관계자 “수확기까지 재고 턴다”
연천군 “소비촉진 홍보 노력 박차”
율무
율무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율무 주산지인 연천지역에 율무 재고가 쌓여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확기 율무 가격하락과 수매 물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천지역에서 연천농협, 전곡농협, 임진농협 3개 농협에서 율무 수매가 이뤄진다. 현재 대부분의 재고는 연천농협과 임진농협이 가지고 있다. 연천농협이 2017년산 140톤, 임진농협이 2016년산 270톤, 2017년산 880톤 등 총 1300톤이 창고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연천의 율무 생산량은 2015년 1800톤, 2016년 1200톤, 2017년 1700톤이며 올해는 쌀생산조정제로 타작물재배가 독려됐지만 기상 악화로 작년 수준의 수확이 예상된다. 

하지만 9-10월 율무 수확기가 다가오고 농민들은 율무 수매가 하락과 수매 물량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천의 한 농업인은 “정부에서 타작물재배를 독려해 올해부터 율무를 재배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시작한 율무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농업 정책이 어디로 가는지 묻고 싶다”고 한탄을 쏟아냈다. 

소비 줄고 있는 율무
율무는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작물로 평가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적응력이 좋으며 산짐승의 피해가 덜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나 연천지역에서 생산되는 율무는 큰 일교차로 열매가 충실해 품질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2007년 연천지역 율무 생산량은 3000톤에 이르렀으며 수매가도 1kg에 3~4000원으로 농가의 주요소득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율무가 정력에 좋지 않다’는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비량이 급감해 현재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임진농협 관계자도 “율무는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며 다이어트와 화장품 등 다양한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며 “최근 율무 대용으로 싼 가격으로 수입산 귀리가 활개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박정규 연천군 농업유통팀장은 “율무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율무의 효능을 홍보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량 유통인, 소비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속에 재고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 골머리…손해보며 수매·판매 
연천지역 농협에서 율무의 수매가는 kg당 3200원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kg당 2800원 선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가 이뤄져도 농협은 400원의 손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판매처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속에 농협 운영진에게 이러한 부분을 이해시키기 어려운 점도 재고 물량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다. 

임진농협 관계자는 “율무 재고량을 생각해 올해 농가에 율무 재배를 피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도 줄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거래처와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해 올해 수확기 이전에 재고 물량을 털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수매 물량과 수매가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관리하고 있는 임진농협에 율무가공 공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농협과 군 관계자는 가공시설을 유지하기엔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