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시선집중-‘닭·오리고기’ 소비촉진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4.02.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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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60∼70% 급감…‘범국민’ 차원 소비촉진 필요
쌀전업농 등 농민단체 동참…대형유통업체도 참여

전통시장 생닭 판매금지로 토종닭 소비감소율 90%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오리 고기 소비가 60∼70%가량 급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농가피해가 더욱 우려 되고 있다.

토종닭의 경우 전통시장의 생닭 판매금지 조치 등으로 소비감소율이 무려 9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를 비롯해 농업인, 공공기관 등을 중심이 돼 범정부적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과 기업이 참여하는 범국민 차원의 소비촉진 운동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위축된 닭·오리 고기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범정부차원의 소비촉진 행사를 펼치기로 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최근 닭고기, 오리고기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AI 발생 이전보다 판매액이 60∼7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농가 피해를 덜어주기 위해 소비촉진행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전국 1000여개 하나로마트의 가금육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 9일 기준 신선 닭고기의 하루 판매액은 전월보다 59.4% 감소했고 오리고기 판매액은 7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연계 안전성 홍보 강화

이에 농식품부는 우선 소비자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이번 H5N8형 고병원성 AI의 특징과 현황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AI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수의사 등 전문가와 연계해 과학적 근거를 기초로 안전성 홍보를 할 방침이다. 또 정부 부처와 기업, 관련 기관 등이 참여하는 대국민 소비 캠페인을 하고 이달 중 닭고기·오리고기 시식회를 집중적으로 열기로 했다.

실제로 이날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는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유통업체, 생산자, 닭·오리 계열화 사업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리고기 시식회를 겸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가금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민간의 힘을 보태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전국 쌀전업농 소비촉진 동참

정부뿐만 아니라 가금농가의 어려움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쌀 생산자들을 비롯해 농업인들이 직접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에 나서고 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는 AI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금농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전국 회원들에게 닭·오리고기를 많이 소비할 것을 요청했다.

임종완 중앙연합회 회장은 “전국 7만여 쌀전업농들은 각 지역에서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하루 빨리 AI가 종식돼 깊은 시련에 빠진 가금농가들이 다시 힘차게 일어서기를 기원한다. 쌀전업농들도 가금농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응원하고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활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금농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쌀전업농충남·부여군 시식행사

이를 반영하듯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회장 이은만)와 부여군연합회(회장 김인현)가 지난 7일 충남 부여군 내산면 외암리에서 간담회를 열고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활동을 펼쳤다.

이날 충남연합회 임원들과 부여군연합회 회원들은 ‘닭·오리고기는 먹어도 안전하다’는 인식시키기 위해 50인분 가량의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시식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은만 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금농가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으며, 앞으로도 닭·오리고기가 많이 소비될 수 있도록 충남연합회 전 회원들이 합심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현 회장도 “AI로 인해 전국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금농장에 힘을 실어주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전국 가금농가가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운영되기를 기원하며 적극적으로 소비촉진 활동에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 매주 수요일 ‘닭·오리고기 먹는 날’ 지정

AI바이러스 75℃ 이상 5분 이내 사멸 “안전해”

농협유통‧롯데마트, 닭‧오리고기 50% 할인 판매

조류인플루엔자(AI)는 70℃에서 30분, 75℃에서 5분 이내에 쉽게 사멸하기 때문에 닭·오리고기를 익혀서 먹는다면 인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

따라서 닭과 오리 등을 익히지 않고 먹는 일은 없으므로, 인플루엔자 파동에도 불구하고 닭과 오리 등 가금류의 섭취는 안심해도 된다.

이에 따라 전국 쌀전업농 지역연합회을 비롯해 농민단체, 지자체 등은 직원 회식이나 기관·단체장 모임에도 닭·오리 메뉴를 선정해 닭·오리 소비를 범 시민운동으로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소비촉진 동참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주요 대형마트도 닭·오리고기 소비촉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농협은 지난 12일 전국 농협 계통사무소를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을 ‘닭·오리고기 먹는 날’로 지정하고, 이날 서울 서대문 농협 구내식당에서 삼계탕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또 AI발생 이후 가금산물 소비부진 및 가격하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기 위해 닭·오리고기를 최대 50% 할인판매 하고, 할인행사는 농협유통(하나로마트) 등 60여개 판매장을 통해 오는 28일까지 진행키로 했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도 주요 대형마트들은 농가 돕기 차원에서 지난 11일부터 이달 말까지 유통마진을 받지 않고 소비자에게 닭·오리고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오는 26일까지 전국 105개 매장에서 관련 제품을 50% 할인판매할 예정이다.


쌀전업농경기‧경북, 취임식 취소

이와 함께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음력 정월 대보름 민속 행사인 지신밟기, 쥐불놀이, 사물놀이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 농민단체들은 새해 농업인 실용교육을 비롯, 농민들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 농민들이 모이는 행사를 대부분 취소 및 무기한 연기한 가운데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한국쌀전업농경남연합회(회장 최홍구)와 경기도연합회(회장 오재홍) 등은 신임 회장단 이‧취임식을 취소하고 축산농가와 아픔을 같이하며 소비촉진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가금종축 보호…AI와 전쟁 중

경북도축산기술연구소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 소독 및 차단방역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축산기술연구소는 현재 재래닭 연구용 씨닭 2900여수를 2개동, 950㎡ 규모의 계사에서 사육중이며 보유중인 재래닭은 우수 유전자 채취를 위한 연구와 더불어 도내 축산농가에 재래닭 병아리 공급에 사용되는 가금 종축이다.

지난 2000년 혈통고정을 통해 확보한 우리 고유의 유전자원이다. 만약 보유 종축이 AI에 감염되기라도 한다면 그동안 일궈온 연구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현재 AI 위기경보는 ‘경계’ 단계지만 축산기술연구소에서는 이미 지난달 17일 HPAI가 확진된 이후 위기경보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 수준의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