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해 67㎏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왔다. 통계청이 지난달에 발표한 ‘2013년 양곡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7.2㎏으로 전년 69.8㎏에 견줘 3.7% 감소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4년 130.1㎏을 기록한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감소했으며, 최근 10년간(2003~2012년) 연평균 감소율은 2.2%였다. 특히 이번 감소율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평균보다 높은 수치여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국민 1인이 하루에 밥을 먹는 양은 채 두 공기도 안 되는 184g밖에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계속해서 쌀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감소폭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쌀 소비촉진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쌀 소비량 감소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존의 쌀 소비촉진 활동은 보여주기 식 이벤트나 일회성·단발성 활동에 그쳐 별다른 효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침 출근 시간에 직장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침밥 먹기 캠페인 등을 펼치며 주먹밥과 김밥을 나눠주는 행사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 전국에서 생산한 친환경 쌀이나 지역의 대표 브랜드 등을 홍보하거나 직거래 장터를 열어 판매하는 활동도 당시에만 깜짝 효과만 있을 뿐 감소폭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은 아니다.
특히 쌀에 대한 공익적 가치나 웰빙식으로서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실질적인 홍보 활동도 진행되지 못해 점점 우리의 식탁에서 외면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어느 방송에선 ‘쌀밥을 먹으면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고 건강에 좋다’는 방송이 나가면 얼마 안 있어 다른 방송에서는 ‘쌀밥을 많이 먹으면 성인병과 비만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정보가 제공돼 쌀 소비촉진을 둔화시키고 있다.
또 쌀 가공식품은 ‘ 맛이 떨어진다’라는 정보가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전달되면서 더욱 감소폭이 증대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 부처 간 쌀에 대한 인식이 좋은 방향으로 공유 못 되고 있는 것도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민들은 주식인 쌀을 먹지 않고 있다.
물론 쌀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많은 먹거리 등이 생겨나고 있으며, 국민들의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소비감소 원인이 되고 있지만 이런 환경을 전화위복 삼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쌀 소비촉진 활동을 펼칠 때가 왔다.
만약 쌀 소비량이 60kg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쌀 농업은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고 우리 문화도 5000년 역사를 같이한 쌀과 함께 급격하게 바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촉진 활동을 범정부적으로 펼쳐 최대한 쌀 소비감소폭을 줄여야 한다.
요즘 ‘모디슈머’란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용어는 ‘수정하다’라는 뜻의 ‘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를 말한다. 다시 말해 제조업체에서 알려주는 방식이 아닌 자신의 취향대로 기존 제품을 재창조해 즐기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 한 라면업계는 지난해 시장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키워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마케팅 전략은 라면뿐만 아니라 음료시장이나 화장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상해 소비촉진 활동을 펼친다면 우리 농산물, 특히 우리 쌀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하거나 개선 보완해 국민들이 원하고 바라는 트렌드로 마케팅 방법으로 개선 시켜 우리 쌀에 대한 가치와 관심을 다시 모으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계속해서 줄고 있는 쌀 소비 감소폭을 그나마 줄일 수 있으며, 이럴 때 일수록 정부를 비롯해 생산자, 관련 기관 및 업체는 이런 방안들을 모색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