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0kg 쌀 가격단위, 조정이 필요하다
[사설] 80kg 쌀 가격단위, 조정이 필요하다
  • 편집국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9.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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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현재 쌀값에 대해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25일 기준 쌀값은 17만705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8500원보다 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언론에서 ‘쌀값 폭등’이라는 수식어 함께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쌀을 지목하고 나섰다.

하지만 현재의 쌀값은 지난 2013년 수준으로 평년 가격을 회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최근 수년간 풍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수급불균형이 발생했다. 쌀값도 곤두박질하면서 2016년산 변동직불금 지급규모도 1조49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4년산 변동직불금 지급규모가 1941억원에 불과했다가 2년 만에 7배 이상으로 급증했으니 변동직불금 폐지 운운하고 있다.

변동직불금이 지급되는 것은 그만큼 쌀값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80kg 한 가마에 13만원도 안가는 쌀값에 변동직불금 마저 없었다면 농업‧농촌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몇 년간의 풍년이 이어지면서 발생한 수급불균형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식량에 대한 수급조절은 정부가 직접 개입해온 만큼 정책의 실패도 부인할 수 없다.

사후약방문이긴 해도 쌀값을 현재의 수준까지 올려 올해 초에 지급된 변동직불금 지급규모를 지난해 3분의 1 수준까지 줄인 정책은 칭찬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평년 수준의 가격을 회복한 것에 불과한데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쌀이 거론되는 것은 또 다른 정책의 실패라 볼 수 있다.

더욱이 쌀값이 17만원대까지 회복한 지난해에도 직불금을 포함한 쌀 소득은 1h당 720만2882원으로 2016년 대비 2.7%가 감소했다. 변동직불금이 소득보장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쌀값은 농민의 소득을 제대로 보장하고 있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의 쌀값을 놓고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국민들이 쌀값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인 해명도 나서야 한다. 공기밥 한 그릇의 원가가 200원이며, 쌀 목표가격 18만8000원을 1kg으로 환산하면 2350원 정도에 그친다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80kg 기준의 쌀 가격단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