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일본의 식량자급률 수준과 우리의 현실
[전문가칼럼]일본의 식량자급률 수준과 우리의 현실
  • 황보준엽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9.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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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중 (사)전국RPC연합회 전무이사
윤명중 (사)전국RPC연합회 전무이사
윤명중 (사)전국RPC연합회 전무이사

우리나라 23.8%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로 최하위권

일본 농림수산성은 최근에 2017년도 일본의 식량자급률이 칼로리 기준 38%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 밭작물 작황이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농산물 소비가 부진했고, 쌀 수입이 늘어났으며 축산물의 자급률이 떨어진 것 등을 그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 수준은 2016년과 마찬가지로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준인데 일본은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2025년에 45%로 세워놓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식량자급률이란 국내의 식량 소비를 국내산 농산물로 어느 정도 감당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본은 식량자급률을 칼로리 베이스와 함께 생산액 베이스도 작성해서 발표하는데, 이 생산액 베이스도 2016년도 대비 2017년도에 2%포인트 감소한 65%로 역시 과거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쌀은 가격이 상승해서 생산액도 올랐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이 엔저 영향으로 수입액이 커진 탓이다. 정부의 이 목표치도 2025년도에 73%로 세워놓고 있다.
 
일본의 식량자급률 추이를 살펴보면 칼로리 기준 자급률은 2010년도 이후에는 39%대를 유지해 오고 있지만 2016년도에 38%로 떨어졌다. 쌀 생산이 극심한 냉해를 입었던 1993년도 3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밀과 사탕무우 등 설탕류가 각각 0.3%포인트 올라갔으며, 자급률이 높은 편인 쌀은 수요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축산물은 계란 수입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되는 등 수입이 늘면서 각각 0.2%포인트 낮아졌다.
 
한편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 사정은 어떠한가? 우리는 일본과는 달리 사료용 곡물 포함여부에 따른 식량자급률(사료용 제외)과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을 각각 발표하고 있는데 2000년에 55,6%와 29.7%, 2010년에 54.1%와 27.6% 2015년에 50.2%와 23.9%, 2017년(P)에 48.9%와 23.4%로 낮은 수준이다. 낮은 이유는 쌀을 제외한 밀, 보리, 콩 등 기타 곡물의 자급률이 워낙 낮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8년에 처음으로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정부가 설정했으며, 매 5년마다 재설정하는데 2013년에 세운 2017년도 목표치는 각각 57%와 30%, 2022년도는 60%와 32%였는데 올해 초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량자급률 목표 재설정 및 자급률 제고방안’을 밝힌 바 있는데 2022년도에 달성할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하향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식량자급률 산정방식이 같지는 않지만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높여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 여름의 폭염과 가뭄, 그리고 집중호우 등 지구적인 이상기후 현상을 겪으면서 식량안보 차원의 자급률 향상이라는 중요성을 실감하면서 최근 범농업계의 기대 속에 취임한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식량자급률 규범화’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참고로 KREI가 ‘FAO STAT’를 통해 산출한 2013~2015년 기간 중의 전 세계 평균 곡물자급률은 102.5%인데 호주가 275.7%, 캐나다 195.5%, 미국 125.2%,이며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각각 97.5%, 27.5%로 우리나라 23.8%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로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