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진화, 비식용 쌀 소재 산업이 뜬다
쌀의 진화, 비식용 쌀 소재 산업이 뜬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9.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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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빨대 시장, 플라스틱 대신 ‘접수’
친환경 일회용품 활성화 ‘도화선’ 전망
환경·건축·교육 등 산업 경계 넘나들어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최근 플라스틱이 해양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쌀로 만든 빨대가 주목받고 있다. 쌀 빨대가 자연분해에 빠른 친환경 제품임이 알려지면서 국내 일부 외식 프랜차이즈에서는 전 매장에 쌀 빨대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 의식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쌀은 이제 영양학적 가치를 앞세운 식재료 외에도 공익적·경제적 가치를 부각한 다양한 산업소재로 진화하고 있다.

몸에 무해한 쌀 빨대, 환경에도 무해

플라스틱은 자연분해 되는데 500년이나 걸리고 물에 가라앉지 않는 성분 때문에 바다생물의 몸속에 쌓이는 등 환경오염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하지만 쌀로 만든 빨대는 부러뜨려 가루로 만들면 토양에서 90일에서 100일 안에 자연분해 되어 환경을 중요시 하는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쌀 빨대는 기존 빨대 두께와 유사해 인체에 닿는 사용감이 우수하고, 찬물에서 평균 4~10시간, 뜨거운 물에서는 2~3시간 형태를 유지한다. 전분과 수분 함량에 따라 딱딱하게 굳는 성질이 있는 쌀을 이용한 빨대는 인체에 이로울 뿐 아니라 가장 친환경적인 소재로 친환경 일회용품 활성화에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건축 소재로 재탄생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지난 2014년 쌀을 찧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쌀 부스러기를 이용해 만든 친환경 건축용 쌀가루 접착제를 개발했다. 쌀가루 접착제는 천연 원료로 제조돼 실내 공기질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 새집증후군과 아토피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던 합판의 유해성분을 줄일 수 있다. 천연소재인 쌀가루 접착제는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고 있어 기존 천연물계 접착제가 가지고 있는 내수성의 문제점도 보완하고 있어 외장용 건축자재로 주목받고 있다. 외장용 건축자재로서의 활용 뿐 아니라 실내 벽지 도배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촉감, 시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쌀을 접하도록 교육용 콘텐츠로 만든 사례도 있다. 라이스 클레이는 쌀과 천연재료를 소재로 해 아이들을 위한 창의적 감성교육은 물론 떡 공예 등 예술 작품도 만들 수 있는 재료이다. 2014년 경기도 농식품활성화지원사업을 통해 먹어도 안전한 라이스도우, 앙금도우, 찌기만 하면 설기가 완성되는 초간편 쌀가루 등으로 개발되었다.

항비만·항당뇨, 미백 효능까지

쌀의 비식용 소재 산업은 환경, 건축, 교육 등 다양한 산업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의료용 소재로 쌀의 고유 유전자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레스베라트롤을 합성한 벼 품종(익산 526호)은 ‘약리 기능성’ 상품으로 쌀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쌀이 항비만•항당뇨는 물론 피부 미백 효능까지 가지게 된 것으로 이미 6건의 특허출원이 완료돼 기업들에 기술이전도 이루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과 쌀의 부산물에 함유된 주요 기능성 성분과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용 외에도 친환경 바이오 소재 및 의약용,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용 소재로 개발되며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쌀의 경제적 가치와 공익적 가치를 널리 알려 새로운 소비기반을 확충하고 수요처를 다변화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국농업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