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간, 정부간 온도차…쌀 목표가격 20만원 난항
정당간, 정부간 온도차…쌀 목표가격 20만원 난항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9.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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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장관 "대통령 공약, 물가상승률 반영 꼭 지킬 것”
"농식품부 최고 현안은 사시사철 쌀값" 쌀 농업 애정 드러내
농민 입장-국민정서 조화시킨 최적 지점 수호 의지 밝혀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올해 재설정되는 쌀 목표가격이 농민 기대치를 달성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8일 가진 농식품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통령 공약을 지키는 수준에서 쌀 목표가격이 설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간담회에서 밝힌 ‘19만4000원 이상’ 수준보다 한 걸음 물러난 것이다. 그는 “정부안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생산자인 농민의 관점과 물가안정 측면의 경제적 관점이다”며 “상충된 두 가치를 조화시켜 전 국민들의 동조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쌀 목표가격이 결정되는)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쌀 목표가격 설정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나온 정부안은 19만4000원이다. 쌀생산자협회, 전국농민회 등 쌀 농민단체들의 제시안은 22만원에서 24만5000원까지 다양하지만 모두 20만원은 넘길 것을 촉구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8월 민주평화당이 24만5000원을 당론으로 정하고 여야 설득작업에 돌입하는 등 농민단체에 힘을 잔뜩 실어주는 분위기였다. 일찌감치 22만3000원을 제시한 정의당, 자유한국당도 24만원을 선포하고 농민편에 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업계엔 드디어 쌀 목표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0만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했다. 여기에 신임 농식품부 장관이 인사 청문회 당시부터 “쌀값 비싸지 않다, 목표가격은 20만원 넘어야…” 등의 소신성 발언으로 목표가격 20만원대 ‘입성’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했다. 그는 8월 13일 취임식에서도 “쌀 목표가격 설정이 농업인 눈높이에서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장관이 진취적인 자세에서 다소 관망하는 자세로 전환한 데는 “정부안보다 끌어올리겠다”는 그에게 타 부처와 단체 등에서 유무형의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농업예산과 물가, 이 두 가지가 쟁점이 된다. 기재부가 ‘쌀 목표가격을 높여 발생되는 변동직불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며 압박성 질문을 했을 수 있을 테고, 여러 소비자단체에서 ‘장바구니 물가’를 염려하는 항의가 빗발쳤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회의원 신분에서는 생각과 의지를 말하는데 별 문제가 없겠지만 국무위원은 다르다”며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입장에서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실제 이 장관은 이날 현재 쌀값에 대해서도 “17만8000원이 과연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인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쌀 목표가격에 대해선 국회 정당간, 정부간에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물가상승률 반영을 위해 필요한 법률 개정안이 1년이 넘도록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10월 말까지 개정이 안 되면 결국 현행법에 의해 정부가 목표가격을 설정하고 국회에서 정부안을 토대로 여야간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이 장관은 “개정이 안 됐을 때 공을 국회로 넘겨주게 된다. 농식품부로서는 상당히 민감하고 고민되는 일”이라며 “여당과 협의하며 어떻게든 물가상승률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뭐니뭐니 해도 농식품부 최고 현안은 사시사철 언제나 쌀값이다. 쌀 문제에 대해선 변함없이 고심하며 노력하고 있다”며 “농민 편에서 농민 이익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쌀농업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