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 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쌀 목표가격 물가·생산비 상승했다면 24만원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 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쌀 목표가격 물가·생산비 상승했다면 24만원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8.09.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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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단위 80kg→1kg…밥 한공기 ‘300원’ 촉구
수확전부터 쌀값 하락…9월 중 대책 마련해야
지난 13년간 쌀값은 폭락하고 목표가격은 단 한차례만 인상…농민 소득은 오히려 줄어
9월초 6만8000원 거래되던 조벼 가격…수확기 시작 전 6만2000원으로 하락하고 있어

 

밥한공기 300원을 염원하고 있는 농부.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국회 앞 농민들이 모여 정부의 농업 정책을 규탄하고 염원을 담은 요구사항을 실현을 촉구했다. 

농민의길과 전국쌀생산자협회는 지난 11일 국회 앞에서 5000여명의 농민들이 모인 가운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 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문재인 정부의 농업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밥 한공기 300원과 남북 농민 통일 농업 실현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자리에 참석한 농민들은 ▲백남기 정신 계승해 밥 한공기 300원 쟁취하자 ▲스마트 팜 밸리 사업 전면 폐기하라 ▲대북제재 철회하고 남북 쌀 교류 실시하라 ▲농업예산 삭감 계획 철회하라 ▲GMO완전 표시제 실시하라 ▲문재인 정부 반농업 정책을 근복적으로 혁신하라 등의 구호로 요구사항을 피력했다. 

이어 요구사항이 적히 현수막을 매단 트랙터 5대가 국회 앞으로 돌진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통일트랙터’가 전진하며 인근의 농민들은 ‘통일트랙터로 분단의 선을 넘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쌀값 문제와 남북관계의 매듭을 풀어내는데 ‘통일농업’이 주요한 역할을 할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이날 자리에 참가한 농민들은 대북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촉구에 대해 서명하며 집회의 열기를 더했다. 한편 전농에서는 오는 11월 남북농민 통일한마당을 개최해 농업교류로 남북 농민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고 통일농업으로 가는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백남기 농민 2주기 추모 
본 행사에 앞서 정한길 카톨릭농민회장은 백남기 농민의 정신을 추모하는 글을 읊조렸다. 

정한길 회장은 “이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였다면 지금쯤 수제비 해드시며 황금 들녘을 바라볼 것”이라며 “이땅에서 계속 농사 짓게 해달라고 밥쌀용 쌀 수입 하지 말고 쌀값 보장 요구하며 거리에 나왔는데 돌아온건 물대포와 캡사이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의 일꾼 백남기 농민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살해 당했다”며 “정권 유지를 위해 청와대와 경찰이 개입됐고 양심 저버린 의사도 사인을 조작하고 죽음의 책임을 유족에게 돌렸다”고 탄식했다. 

또 “사망후 강제부검을 위해 시신탈취 시도에 경찰 병력 3600명이 투입됐다”며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다. 병상에서 317일 돌아가시고 장례까지 42일 장례치루고 2주기가 9월 25일인데 책임자 처벌도 농업정책도 없다”고 정부를 규탄했다. 

지난 11일 5000여명의 농민이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 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했다. 

목표가격 인상…단 한 차례 뿐
이날의 농민들은 국가 주식인 쌀과 쌀을 생산하는 농민를 위해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5년만에 이뤄지는 쌀 목표가격 재설정을 앞두고 물가상승률까지 반영해 농민소득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장도 “정부는 지난 2005년 추곡수매제를 일방적으로 폐지했고 쌀값 폭락에 대비한다며 쌀 목표가격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며 “올해 쌀 목표가격이 5년만에 재설정되는 해”라고 설명이다. 

이어 “지난 13년간 쌀값은 폭락하고 목표가격은 단 한차례만 인상됐다. 물가상승률이나 생산비 상승률도 반영되지 않아 농민들의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며 “그동안 쌀 목표가격이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했다면 올해 목표가격은 23만원이 됐을 것이고 생산비 상승률까지 반영했다면 24만원이 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80kg 쌀값단위 1kg으로 변경해야
더불어 쌀값이 80kg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쌀값이 높다는 오해를 발생시킨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김영동 회장은 80kg의 쌀값 단위를 1kg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밥 한공기에 300원이 실현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영동 회장은 “우선 쌀 목표가격 및 통계청의 쌀값 발표 단위를 1kg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쌀을 5kg이나 10kg 단위로 구입하는 상황에서 80kg 단위를 사용하는 것은 쌀값에 대한 국민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또 “쌀 목표가격은 생산비와 농민들의 생계유지를 고려해 1kg 3000원, 밥 한 공기 300원을 보장해야 한다”며 “여기에 매년 물가상승률과 생산비 상승률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동직불 쌀포함 식량작물 확대 필요
또 농민들은 안정된 쌀값을 위해 정부의 사전 노력으로 수급균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특히 변동직불제를 쌀을 포함한 식량작물에 대한 가격 보장제로 전환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김영동 회장은 “우리 농민들은 변동직불금 받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쌀값을 변동직불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사전에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 쌀값을 현실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쌀값 하락의 주범인 저가수입쌀 문제는 외면하고 쌀 공급이 과잉된다면서 변동직불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쌀은 농산물 중 유일하게 변동직불금을 통해 최저가격을 보장 받고 있다”며 “쌀생산자협회는 쌀 변동직불제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쌀을 포함한 식량작물에 대한 최저가격 보장 제도로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수확기가 다가옴에 따라 쌀값하락이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9월초 6만8000원에 거래되던 조벼 가격이 본격적인 수확기가 시작하기도 전 6만2000원으로 하락하고 있어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김영동 회장은 “본격적인 수확철이 다가오기 전 9월 중 수확기 쌀 대책을 발표해 벌써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산지 나락값을 안정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