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남훈 농업마이스터 1호]...“나만의 쌀로 시장에 승부하는 것이 관건”
[인터뷰-최남훈 농업마이스터 1호]...“나만의 쌀로 시장에 승부하는 것이 관건”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8.10.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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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 그 이상의 가치를 담아야 성공할 수 있어
총생산량 40% 직거래 유통까지 8년 걸려
끊임없는 연구·개발 통해 소비자 사로잡아야해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첫 해 농사를 짓다 보니 생각 보다 더 어려운 것이 농사였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쌀에 저만의 가치를 담을 수 있었고 그 가치를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된 농사를 짓기 위해 22년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보고 들으며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국내 농업 마이스터 1호 최남훈 씨의 말이다.

지난달 4일부터 8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최하고 한국농업아카데미·NH네트웤이 공동 주관한 ‘2018년 쌀 선도경영체 국외훈련-일본 니카타현의 식량작물 재배현장 우수사례 벤치마킹 과정 연수’가 일본 현지 니카타현에서 진행된 가운데 최남훈 씨는 연수에 참가한 20여명의 참가자들이 현지 농업상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현장에서 남다른 노력을 보였다.

올해로 벼농사 22년 차에 접어들었다는 최남훈 씨와의 대화를 통해 일본 현지 농업과 국내 농업의 차이 그리고 농업 발전을 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양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데.
내가 수도작에 입문한지 벌써 22년째다. 물론 더 오래된 농업인들도 많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농사 짓기 전엔 종묘회사, 대학부설 연구원 등으로 농업과 밀접한 일을 했다. 처음 농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다른 이들보다는 쉽겠지 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지만 오산이었다.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농사고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벼농사라고 생각한다.

일본 연수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나.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바로 일본 농업의 전문성과 우수성이다. 그렇다고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그 차이가 현장에선 크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수를 통해 20여명의 참가자들이 단순히 좋은 것, 우수한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 농업이 완성될 때까지 과정 중 발생한 많은 문제점들을 발생되는데 이런 문제점들을 사전에 알고 접근해 실패하는 과정을 줄여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일본의 경우 우리와 달리 직거래 유통이 활발한데.
일본은 정부가 직불제를 폐지하고 다른 방식으로 농업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물론 그 안에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직거래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그 추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직거래 유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쌀 본연의 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포함하기 위한 노력을 농가 스스로 지속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나 역시 전체 생산량의 40%는 직거래로 유통을 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결과를 얻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시간동안 더 맛있는 쌀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 내가 농사지은 쌀을 소개 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꾸준하게 노력한다면 일본처럼 직거래 유통이 활성화되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쌀 수출과 관련해서는 어떠한가.
쌀 수출을 생각하게 된 것이 2006년도 쯤이다. 내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다면 어떨까하고. 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그 한 예로 이번 연수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일본의 경우 자국의 쌀 수출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각국의 다양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도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도 몇몇 곳에서는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에 맞춰 농가 스스로 노력하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소비자에게 맞춰 나갈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쌀 수출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와 일본 내수 시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양국의 시장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차이는 정부의 개입, 그리고 농민의 시장 접근의 적극성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느냐, 아니면 소비자가 찾아오느냐의 차이인데. 이는 생산자 입장에서 본다면 맛 좋은 쌀의 생산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본 고시까리 같은 경우 가격은 높지만 그 가치를 인정해준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결국 맛있는 쌀을 개발하고 시중에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앞으로 이런 흐름으로 흘러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다양한 일을 병행하고 있지만 역시나 난 농민이다. 농사를 짓는 것이 내 업이다. 하지만 단순히 매년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보고 들으며 배울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선보인 쌀 보다 올해 생산된 쌀이 더 맛있다는 평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소개하고 농사를 지음에 있어 실패하고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