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국감] 쌀값 회복세 견인, 산지 매입 서둘러라
[농협 국감] 쌀값 회복세 견인, 산지 매입 서둘러라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10.1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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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위해 뭐 했나” 농협 정체성 회복 주문 쏟아져
RPC 수익 농가환원 당부, 모럴헤저드 비판도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현재 쌀값이 결코 비싸지 않고, 최소한 20만원 이상까지는 더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회 농해수위 감사에서 이만희 의원(자유한국당, 경북영천시청도군)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만희 의원은 “현재 쌀값 17만8320원(80kg)은 5년 전 산지쌀값이다. 작년 대비 35% 정도 상승했다고 해서 많이 올랐다는 얘기 자주 듣겠지만, 비싸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5년 전 가격을 회복하는 단계이고 결코 높지 않다고 본다. RPC(미곡종합처리장)에도 평균 6만3000원(40kg, 조곡) 정도 신곡 매입을 권장하고 있다”며 현재 쌀값이 상승이 아닌 회복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쌀값 회복에 따른 농협RPC들의 순이익 766억원을 배당을 통해 농가별로 환원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만성 적자 상태에 허덕이는 농협RPC들의 경영상황을 권역별 통합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제시했다.

이 의원은 “작년 200억 적자를 본 RPC들이 올해 흑자를 냈다”며 “이번을 계기로 경영을 쌀값에 의존하던 것에서 자구적인 경영개선 활동을 펼치는 쪽으로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근본적으로 농협RPC 수(150개)가 너무 많다. 규모화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 만성적인 적자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대수 의원(자유한국당, 충북 증평군진천군음성군)도 “작년 정부의 추가수매를 포함해 쌀 생산조정제 참여 등 농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쌀값이 많이 상승했다”며 “농협RPC는 2017년산 쌀 판매로 얻은 수익을 농민들에게 환원할 방법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지 벼 매입을 서두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회 의원(민주평화당, 전북 김제·부안)은 “농협이 지난해보다 6000억원을 늘려 1조9000억원의 산지 벼 매입자금을 확정한 만큼 농가 출하 희망물량은 전량 수매해야 한다”며 “쌀값 회복을 위해 지원규모를 확대했으니 수확기 지원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수매자금을 조속히 집행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부 수매량은 35만톤으로 정해져 있어 나머지는 농협이 전량 수매해 줘야 쌀값이 회복될 수 있다. 농가 출하 물량이 농협의 올해 매입목표량인 170만톤을 넘어서더라도 전량 매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커피 한잔도 3000원 하는데 밥 한 공기 가격이 300원은 돼야 하지 않나.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쌀 한가마니 값은 24만5000원은 돼야 한다”며 올해 쌀 목표가격 설정과 관련, 민주평화당 당론으로 정한 희망 목표가격을 다시한번 제시했다.

이밖에 농협의 방만경영, 모럴헤저드가 도마에 올랐다. 정운천 의원(바른미래당, 전북전주시을)은 “농협(8대법인) 임직원 중 연봉 1억원을 넘는 직원이 4년만에 2배나 늘었다”며 “게다가 직원들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를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특혜를 줬다”며 농협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직원 복지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 직원이 부담한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 중 2.87%를 나중에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실제 0%대 금리 혜택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부터 10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보전해준 이자액이 40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농가평균소득은 3824만원이었으며, 농가부채는 2638만원이었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천안시을)도 “농협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농축산물의 제값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출하물량 책임판매비율이 2020년 목표치의 절반밖에 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