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 방출로 쌀값 회복에 찬물 끼얹은 농식품부
구곡 방출로 쌀값 회복에 찬물 끼얹은 농식품부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8.11.0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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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물가안정 위해 5만톤 방출
농민단체, 대규모 농민집회 개최 예고

(한국농업신문= 박우경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쌀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안정을 핑계로 구곡을 방출한다는 결정을 내려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경제부처 연석회의에서 정부 부처는 쌀값 하락을 위해 2017년산 정부 보유곡 5만톤과 김밥, 떡 등에 사용하는 가공용 1만톤을 방출한다고 밝혔다. 쌀값이 오르는 단경기에는 쌀값 상승을 막기 위해 구곡을 방출하는 일이 많았지만 수확기 방출은 가히 사상 최초의 사태다.

최근 4년간 쌀값이 폭락했다가 지난해와 올해 차차 회복하는 중에 정부의 구곡 방출 계획 발표에 농가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구곡 방출 결정에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진은 2016년 쌀값이 폭락하자 농민단체들이 쌀값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
정부의 구곡 방출 결정에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진은 2016년 쌀값이 폭락하자 농민단체들이 쌀값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10월 5일 산지 쌀값은 80kg당 19만3008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쌀값 상승은 터무니없이 하락했던 4년전 가격의 회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쌀전업농은 “목표가격 결정과 직불제 개편, 방출계획 등 민감현안에 대해서도 협의로써 해결고자 노력했지만 수확기는 상황이 틀리다”며 구곡방출이 결정될 경우 정부와 농업계간 협의·논의관계가 무산될 것을 우려했다.

또 두 단체는 물가 상승이라는 명목으로 방출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쌀값이 물가 상승에 주는 영향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으로 쌀값이 전체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2%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의 농민 소통 부재를 비판하며 정부의 일방적인 쌀값 정책을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농축산연합회도 “농림축산식품부가 금일 쌀 80kg 가격을 18만 8192원으로 하는 ‘쌀 목표가격변경 동의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며 그동안 정치권과 농업계에서 요구해온 20만원 이상과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정부가 더 이상 농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민단체들은 청와대와 정부의 쌀 수확기 구곡방출 계획을 철회를 촉구하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구곡방출이 진행될 경우 그간 유지해온 농민과 정부의 신뢰가 깨지는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대규모 농민집회 개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