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구곡방출…쌀 생산 농가 무시하는 처사 
수확기 구곡방출…쌀 생산 농가 무시하는 처사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8.11.0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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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기자회견 열고 철회 촉구 
“수확기 구곡방출 어떤 정권도 하지 않았던 미친 짓”
쌀 물가가중치는 전체 0.52%…물가인상 영향 미비해
쌀전업농 “정부 의도적 가격하락 정책 용납 못해”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김광섭)는 지난 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부광장에서 ‘수확기 구곡방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김광섭)는 지난 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부광장에서 ‘수확기 구곡방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결국 정부가 수확기 구곡방출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만들면서 쌀 생산 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일 열린 경제부처 연석회의에서 정부 부처는 쌀값 하락을 위해 2017년산 정부 보유곡 5만톤과 김밥, 떡 등에 사용하는 가공용 1만톤을 방출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김광섭)는 지난 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부광장에서 농정사상 유래 없던 수확기 구곡방출을 계획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수확기 구곡방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쌀 수확기 구곡방출 계획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 발표는 ‘억지’…쌀 물가가중치 0.52% 불과해
이날 임인성 쌀전업농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 2일 현재 물가인상이 쌀과 농산물의 가격인상 때문이라는 억지발표와 함께 쌀값하락을 위해 ‘연내 구곡방출’, ‘영세 자영업자에게 가공용쌀 1만톤 확대 공급’, ‘대형마트 할인판매 유도’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수확기 구곡방출은 그 어떤 정부에서도 하지 않았던 미친 짓이다. 철회를 요청했지만 이역시 정부는 묵살했다”고 성토했다.

실제 쌀의 물가가중치 조사 결과 쌀의 물가가중치는 전체의 0.52%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쌀값이 19만3000원/80kg이라고 하지만 구민 1인당 소비량 61.8kg을 기준으로 1년 3개월을 먹는 양과 가격으로 현재 1인 기준 하루 400원, 한달 평균 1만2000원 선으로 나타났다.

또 임 수석부회장은 “현재 소득은 지금의 목표가격보다 낮은 18만원선”이라며 “쌀 생산 농가는 정부의 수급조절 정책에 앞장 서 약 3만7000ha의 타작물 재배에 동참했으나 금년 가뭄, 태풍 등의 기상이변으로 많은 손해까지 입었다”고 설명하며 쌀 생산 농민의 소득이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의도적인 가격하락 정책 용납 못해”
특히 이번 수확기 구곡방출 결정을 두고 의도적인 가격하락 정책이라 꼬집은 임 수석부회장은 “가을 수확기는 농민이 1년간 땀 흘려 지은 농산물 출하로 단 한 번의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으로 이 소득을 통해 다음 1년간의 생활비와 영농활동비를 준비해야 해 가격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을 그간 정부와 국민들도 알기 때문에 그 어떤 정권에서도 수확기에는 가격상향 안정 대책은 있었지만 수확기 구곡방출이라는 의도적인 가격하락 정책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상민 한국쌀전업농경상북도연합회장이 이번 구곡방출 결정은 잘못된 정책이라 지적하며 향후 쌀 생산 농가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상민 한국쌀전업농경상북도연합회장이 이번 구곡방출 결정은 잘못된 정책이라 지적하며 향후 쌀 생산 농가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구곡방출 농민 죽이는 정책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충남의 한 쌀전업농은 “농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 농가의 소득 보장을 기본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정책을 정부에서 마련해 줘야하는데 거꾸로 농가를 죽이는 정책을 발표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번 구곡방출 결정은 그간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며 앞장섰던 쌀전업농을 비롯해 쌀 생산 농가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상민 한국쌀전업농경상북도연합회장 역시 “농업계 전체가 잘못된 정책이라고 나선 지금 정부가 농업계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계획대로 구곡방출을 진행하게 된다면 큰 문제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공공비축미 미참여, 내년도 생산조정제 불참, 대규모 집회 진행 등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쌀전업농중앙연합회 측은 ▲수확기 구곡방출 계획 즉각 철회 ▲쌀 농가 안정적 소득방안 정책 수립 ▲직불제 개편에 앞선 농업예산 확대 ▲쌀 목표가격 24만5000원 즉각 수용 ▲쌀 의무자조금 도입 위한 특별기구 설립 등을 요구했다.

한편 기자회견 이후 쌀전업농중연합회 대표단은 최재관 청와대 농업비서관 면담을 통해 구곡방출 관련 규탄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번 결정의 즉각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