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목표가격 19만6천원…농민단체 분노
쌀 목표가격 19만6천원…농민단체 분노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11.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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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주장 24만원과 간극 커
협의과정에 농민의견 배제…‘적폐’ 지적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정부와 여당이 2018년산부터 적용할 쌀 목표가격을 19만6000원(80kg)으로 결정하자 농민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당정은 지난 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쌀 목표가격을 19만60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8∼2022년산 목표가격 변경 및 직불제 개편’ 방안에 합의했다.

국내 최대 쌀농가 단체인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를 비롯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추가인상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애초 정부안인 19만4000원을 맞추기 위해 농민을 우롱했다며 분노했다. 쌀 목표가격이 20만원을 넘기지 않게 하려고 정부가 현행법령에 따른 18만8912원의 정부안을 제출하자 여기에 물가인상률을 더해 19만6000원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국회가 1년이 넘도록 미뤄왔던 법 개정을 부랴부랴 추진하는 것도 공분을 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변경된 쌀 목표가격을 반영한 농업소득보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결의했다.

농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이 다 되도록 물가상승률 반영을 위한 법률 개정을 미루다가 정부안이 제출되자마자 법 개정에 나섰다”며 “장관이 강조했던 플러스 알파(α)가 2천원인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앞서 간담회 등을 통해 쌀 목표가격은 19만4000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었다.

당정이 협의한 쌀 목표가격은 농민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20만원대 목표가격과는 간극이 크다. 농민단체들은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24만5000원을 비롯해 쌀생산자협회·한농연·전농 24만원 등 20만원 중반대 가격을 요구해 왔다.

전농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야당시절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 21만7천원을 주장한 바 있다”며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오늘날 쌀 목표가격은 24만원이 넘어야 정상이다”고 규탄했다.

한농연도 “당정이 협의한 목표가격 안은 당초보다 소폭 인상되긴 했지만 농업계가 주장하는 24만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협의 과정에 농업계의 의견을 구하지 않은 처사는 과거 정부에서 자행된 관료 중심의 적폐농정의 답습”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쌀전업농연합회는 “밥 한 공기의 쌀 100g이 237원으로 껌값보다 싸고, 커피값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최소 100g당 300원은 돼야 농업인이 그나마 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보인다. 농식품부가 쌀 목표가격을 현행법 그대로 적용해 18만8129원을 국회에 제출하자 지난 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2019년 예산안 심의에서 여야의원 모두 목표가격에 불만을 표시하며 예산안 심의를 정회했다가 결국 파행을 맞았다.

자유한국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은 같은날 성명을 내고 18만8192원이라는 쌀 목푝가격에 현 정권에 책임을 묻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세웠다. 성명에서 국회에 제출한 목표가격은 국민과 농민을 기만한 사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당론으로 목표가격을 기존가격에 적용됐던 인상률을 반영한 22만∼24만5000원을 제시한 상태다.

민주평화당도 이보다 하루 앞선 5일 황주홍 위원장과 정동영, 조배숙, 박지원, 김종회 등 의원단은 성명을 통해 “쌀 목표가격을 24만5000원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