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농업협력 가능하지만 돈만 갖고는 엄청난 리스크"
"남북 농업협력 가능하지만 돈만 갖고는 엄청난 리스크"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11.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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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머스 농생명포럼 조충희 연구위원 강조
북한 주민 가계소득에 도움...방법론 제시
정부 길 열어주고 기업들 잘할 수 있는 것 찾아야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 16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제8회 한반도 농생명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 16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제8회 한반도 농생명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남북한 농축산분야 협력이 가능하지만 북한의 경제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굿파머스는 지난 16일 건국대학교에서 '한반도 농축산, 함께 가는 미래'를 주제로 제8회 한반도 농생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연구위원은 '남북한 농축산 현황 분석-가능성과 현실성'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한의 농업축산협력과 교류는 한반도의 경제성장을 위한 시험장으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다만 북한의 상황을 고려해 국내 정부기관, 지자체 및 기업들과 민간단체들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의 새로운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총체적이고도 전면적인 개입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제시했다.

북한이 인간의 생명은 물론 정치와 경제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복합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남북교류와 협력도 이같은 평가를 반영해 개발협력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 위원은 "북한 주민의 가계소득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주민들, 특히 아이들은 우유 등 단백질 공급이 부족해 실제 눈으로 보는 거와 듣는 거하곤 엄청난 차이가 있다. 병사들이 목이 너무 얇아 군복이 헐겁다"며 북한에 대한 식량.단백질 공급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단기적인 인도적 필요를 충족하는 것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생존문제 해결과 나아가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법론 관련해선 "농업과 축산, 산림복구, 보건의료와 영양, 주거.복지, 에너지와 인프라 등을 묶는 종합적 개발협력 사업을 북한의 군 단위로 추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산림협력, 철도, 다 중요한데, 이것들 밑에 기초가 되는 농업과 축산이 먼저 들어가야 한다. 북한의 현재 상황이 돈만 많이 갖고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일단 들어가면 엄청난 리스크들이 있다"며 사전 정보 습득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조 위원은 "작게 시작해서 크게 키워나가는 방식이 중요하다. 정부는 길을 열어주고 우리 농업분야 기업인들이 계속 다니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점을 찍고 선으로 연결하고 면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했을 때 남북한이 상당히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굿파머스는 농축산 전문 NGO로 2013년 설립되어 해외사업, 국내사업, 한반도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한반도 농생명 포럼은 농축산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 기업가, 일반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열린 포럼의 장을 만들어 왔으며 남북 농축산 상호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가고 있다.

이날 포럼에선 제2회 한반도 농생명 공모전 수상자들의 시상식이 열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통일부 장관상, 우수상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총평은 공모전 심사위원이자 포럼의 공동대표인 박현출 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맡았다.

동용승 굿파머스 연구소장이 ‘북한경제의 현황과 전망’을,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위원이 ‘남북한 농축산 현황 분석-가능성과 현실성’을 발표하고, 공모전 수상팀의 수상작 발표가 이어졌다.

장경국 굿파머스 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는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녹록치 않다"며 "이 포럼이 남북 농축산 협력 사업의 작은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