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논 농사에서 배우는 생활의 풍요로움
[전문가 칼럼] 논 농사에서 배우는 생활의 풍요로움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8.11.23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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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논농사 체험으로 생활의 풍요로움과 밝은 농업 미래를 꿈꾸다
이봉춘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박사
이봉춘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박사

어린 시절 논농사 체험으로 생활의 풍요로움과 밝은 농업 미래를 꿈꾸다

2018년 대한민국의 행복 트렌드는 소확행이라고 한다.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한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좌절에 빠지기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고, 본인이 누리고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만족을 원하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 벼농사 경험에서 소확행의 기쁨은 물론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먹거리 의식에 대하여 얘기해 보고자 한다.

최근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먹거리 환경은 ‘빠르게, 싸게, 간단히, 편리하게’의 먹는 방법으로부터 크게 변화하고 있다.

한편,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고 재료의 낭비를 줄이고 가족과의 식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등 예로부터 한국인이 중요하게 여겨온 음식문화를

다시 한 번 돌아보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가운데 제안해 보고자 하는 것은 한국인의 주식 “쌀”을 만드는 “논”에서 배우는 먹거리의 다양화, 생물의 다양성과 식탁의 즐거움을 어린 세대에게 전하여 진정한 의미의 한국 음식 문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최근 지역에 따라서는 주택지에 딸린 밭이나 빌딩 옥상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등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종종 볼 수 있다.

식물공장도 있어 사시사철 도심에서 채소 공급도 가능하다. 그러나 도시에서 논을 본 적이 있는가?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키우는 논은 도시의 빈 토지 또는 텃밭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좀처럼 볼 수가 없다. 교외나 시골의 넓은 평야에서만 볼 수 있다. 오랫동안 논을 보지 못한 어른들뿐 아니라 전혀 모르는 어린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현실은 쌀을 생산하는 현장과 소비하는 곳이 다르다. 쌀은 만들고 소비하는 하는 곳은 같은 곳임을 일깨워주는 일환으로 쌀 만들기 경험을 제안하고 싶다.

논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있는가? 벼농사는 초여름 차가운 논물에 발을 담그고 모를 이앙하고 가을의 황금 들녘의 벼를 수확하고, 계절의 변화를 전신으로 느끼는 중요한 기회이다. 이러한 경험을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풍부한 감성이 부여되고 음식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과 동시에 어른이 되어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여기서 제안하는 벼농사 경험은 봄철의 모내기, 가을철의 수확 체험 등의 단편적인 이벤트성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농사를 지어보는 것이다. 모판을 만들고, 논을 경운하여 평평하게 만들고, 벼를 이앙하고, 잡초를 제거하고, 병해충을 방제하고 수확까지의 연간 5~6회의 농작업을 직접 실시하는 것이다. 그 결과 농사가 잘된 논이 있을 것이고, 잡초나 병해충에 피해를 받은 논도 있으며 가뭄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에 무너진 논도 있을 것이다. 갑자기 멧돼지가 출몰하여 다된 농사를 망치는 등 예상외의 사건도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일련의 농작업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우리 선조들의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방법, 병해충 잡초에 대하여 어떻게 논을 지켜왔는가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연구자들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통하여 지금의 농업을 이끌어 왔는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린이들의 농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벼농사는 결코 항상 즐거운 작업은 아닐 것이다. 물관리를 해야 하고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은 얼마나 힘든가? 그러나 벼농사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맛보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소확행을 실천하는 것이다.

농사 체험을 하는논 주변은 도시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메뚜기, 개구리, 지렁이 등 중요한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생물들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논 생태계의 다양성을 공부하고 먹이사슬의 의미를 스스로 체험하게 된다.

땀 흘리는 벼농사 경험을 통하여 먹거리의 중요성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더 나아가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켜나가게 하는 것이 생활의 풍요로움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부터의 먹거리에는 먹을 것만이 아니라 자연의 풍부함에서 생명이 커가는 환경을 남기고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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