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마주했던 차벽 아직도 건재해”  
“백남기 농민 마주했던 차벽 아직도 건재해”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8.11.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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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공기 300원 보장 농민결의대회
민주당 야당 시절 주장하던 쌀 목표가격 이행 촉구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정부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쌀 목표가격을 설정하고 변동직불제 폐지 개정안까지 발표하면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사)전국쌀생산자협회가 ‘밥 한공기 300원 보장’과 ‘쌀 목표가격 24만원’을 촉구하는 전국농민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쌀 목표가격을 19만 6000원으로 결정하면서 쌀값이 20만원 이상은 돼야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호소하던 농민들은 결국 거리로 나섰다.

집회 측 추산 500여명의 농민들은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쌀 목표가격 24만원 쟁취! 농민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압박 수위를 높여갔다. 

집회에 참여한 농민들은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밥 한공기 300원 쟁취’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정부는 쌀 목표 가격 24만원을 이행하라”고 외쳤다. 

이 가운데 4명은 농림축산식품부,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이 적힌 쪽박을 발로 깨기도 했다. 

이후 농민들은 ‘밥 한공기 쌀값 300원 보장’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더불어민주당사로 이동하면서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재욱 광주전남연맹의장은 “6년전 민주당이 야당시절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쌀 목표가격 21만 7천원을 주장한 바 있다”며 “6년이 지나 여당이 되니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것이라며 19만 6천원을 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박근혜 정부와 맞서 농민 생존권을 외치던 민주당이 농민의 은혜를 잊고 적폐농정을 그대로 답습해 농민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중 총궐기 집회에 참여했다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도 언급됐다. 

쌀 수매가 인상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에 참여했다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백남기 농민을 언급하며 농민회 관계자는 “백남기 농민이 넘고자 했던 차벽은 아직도 농민들 눈앞에 선명하다”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농업포기, 농민무시 정책이 지속되는 한 농민의 처절한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농민들이 강력히 주장하는 것은 쌀 생산비와 인건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가격조정이다. 

집회에 참여한 또 다른 농민 역시 “한 필지 생산비가 609만원 정도인데 거름비, 농기계, 임차료 등이 더해진 값이 이 값”이라며 “한 필지에 쌀 25가마가 생산되는데, 1가마당 생산비 24만 3,812원 정도 되는 것으로 24만원이 보장돼야 농민들이 최소한의 삶이라도 꾸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집회가 고조되면서 마찰도 빚어졌다. 농민들이 ‘밥 한공기 300원 보장’ 서약서를 받기 위해 국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진로를 차단한 의경과 언쟁이 오고가기도 했다. 이후 일부 농민들은 의견이 수렴될 때까지 밤샘 농성을 진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