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쌀가공식품 R&D의 중요성과 추진방향
[전문가 칼럼]쌀가공식품 R&D의 중요성과 추진방향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8.12.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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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쌀가공식품협회 이성주 전무이사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이성주 전무이사

쌀가공식품 R&D의 중요성과 추진방향

쌀가공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중의 하나로 R&D의 중요성과 추진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경제발전의 3요소를 기술, 자본, 인력이라 할 경우 1960∼80년대 한국은 특히 기술과 자본의 부족으로 특정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력을 키웠고 이로 인한 빛과 그늘이 존재한다. 이제 21세기 글로벌시장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여 이 중에서도 특히 기술개발을 통한 초격차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R&D에 쏟아 붓고 있다.

2017년 한국의 R&D 투자액은 78조 8천억원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민총생산액(GDP) 대비로는 4.55%로 이스라엘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쌀가공식품기술은 2014년경 세계최고수준의 6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기술격차 해소를 위해 2014년부터 추진한 제1차 쌀가공산업육성기본계획을 토대로 쌀가공기술 개발, 신품종 개발 및 종자공급, 웰빙 쌀가공제품 개발,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 등을 목표로 R&D사업 확대를 추진하였다.

그 결과 건식쌀가루 이용제품 개발, 쌀가루 KS규격 제정, 냉동밥· 쌀국수·쌀빵 용 종자 개발,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가공제품 개발, 혈당개선용 전분 개발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데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2018년 쌀산업분야 R&D 정부투자액은 출연금을 포함하여 48억원으로 당초 계획목표로 잡았던 200억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쌀은 밀가루에 비해 가공적성에서 차이가 나고 가격 경쟁력이 약할 뿐 아니라 오랫동안 밀식품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입맛을 쌀식품으로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가일층의 연구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R&D 투자액이 대폭 확대되어야 하며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연구 개발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

첫째, 현장애로를 해소하고 신제품 개발,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연구대상과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소비 트랜드를 선도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 및 품질개선, 경영개선을 위해 규모별 생산공정, 공정별 단위설비, 위생안전 매뉴얼, 업체별 애로기술, 유통기한 연장, 맞춤형 상품화기술 개발 등을 위한 R&D가 중점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인건비가 많이 들고 폐수 처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떡류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쌀가루산업에 대한 심층연구가 절실하다. 쌀가루는 밀가루의 식품원료 대체제가 될 수 있으나 밀가루 대비 쌀가루의 가격이 3∼4배 비싼 관계로 아직 쌀가루 산업의 가능성과 추진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쌀가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품종 및 기술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쌀가루산업이 나아갈 바를 제시하여야 한다.

둘째, 연구를 주관한 중소기업체가 연구결과를 독자적으로 활용 할 수 있도록 R&D 추진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쌀가공식품업체의 약 88%가 연간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으로 기술개발 연구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정부의 지원에 의한 연구결과가 정부에게 귀속될 경우 신기술 보다는 기존기술의 공유(일반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될 우려가 있다. 이런 연구는 당연히 현장에서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신기술개발을 위해서는 기업체가 중심이 되어 R&D가 추진되고 그 결과물도 기업체가 소유·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

셋째, R&D 기능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현재 농촌진흥청,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대학과 기업체 등에 의해 분산 추진되고 있는 R&D 기능을 각 분야별 기술개발과제가 중복되거나 누락되지 않도록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제품분야별 가공적성에 맞는 원료쌀과 상품개발을 연계한 연구분야에 있어서는 종자 개발 → 소재개발 → 상품화 → 시범사업 → 일반화되는 일련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추진되도록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R&D는 기업의 생성단계부터 폐업할 때까지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이다. R&D투자 없이는 소기업이 중기업이 될 수 없고, 중기업은 중견기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