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쌀 생산을 포기하자는 건가?
[전문가 칼럼]쌀 생산을 포기하자는 건가?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01.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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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김경민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쌀 생산을 포기하자는 건가?

농촌진흥청이 어떤 곳인가, 1970년대의 녹색혁명과 80년대의 백색혁명을 이룬 요람이요 산실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새로운 품종과 영농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이것을 농가소득과 연결될 수 있도록 보급하고 지도하는 일을 주 임무로 하고 있다. 농업기술의 효과를 다른 산업 분야의 기술효과와 같이 이해하거나 기술의 보급과 지도기능을 행정이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것은 큰 잘못이다. 농업기술이 농업인에 의해 영농에 이용되고 이것이 소득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현장지도가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새로운 기술의 수혜자가 농업인이고 그 기술이 적용되는 장소가 자연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농업인들은 기술개발을 강화하고 농업기술센터의 활성화를 법제화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제 농촌진흥청이 국가기관으로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각 도의 농업기술원과 기술센터가 연계된 것으로 농업인들에게 중요하다. 시장개방이 확대되면서 영농현장에서는 소득향상과 관련된 기술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제 단순히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기술은 그다지 큰 수요가 없다. 품질이 고급화되고 안전성 높은 농산물생산에 관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첫해에 우리의 생명산업과 환경을 유지·보존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보급·지도하는 농림수산업 관련 부서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왜 하필이면 WTO, FTA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차 산업 분야의 연구기관을 외면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농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기술우위의 영농실현이다. 이를 위해서도 농촌진흥청과 각 도의 농업기술원의 식량 계획은 새로이 만들어야 한다. 기후변화로 세계적인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식량 생산국의 가뭄과 불볕더위로 촉발된 곡물 가격 급등 현상은 조만간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로 닥칠 것이란 경고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식량 작물은 옥수수, 쌀, 밀, 감자, 보리 순으로 되어있고 그 생산량도 과거보다 많이 바뀌고 있다. 미국은 옥수수, 쌀, 밀, 감자는 중국이 그 생산량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러시아는 보리생산량이 세계 1위 생산을 하고 있다.
식량자급률 순위도 역시 바뀌어 1위가 호주로 약 276%에 달하고, 캐나다가 약 197%, 미국은 125%이며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이 100%로 달하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라는지 한 번 정도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럼 국내 식량 사정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도는 23%로 급락했다. 자급 수준을 유지해온 쌀마저 자급률이 많이 감소하고 있고 옥수수의 자급률은 1% 내외, 콩도 10%에 못 미친다. 식량 해외 의존도가 80%에 가까운 세계 5위의 식량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대부분 식자재값이 올라가고, 특히 사료 가격의 인상은 우리 축산업을 존폐 위기로까지 몰아가고 있다.
거기에다 농가 인구는 해마다 줄고, 그나마 영농에 종사하고 있는 경영주들의 절반이 65세 이상의 고령이다. 자유무역협정의 확대로 수입 농식품의 증가는 국내 농산물 가격의 불안 요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농산업을 위한 갖가지 정책을 펼쳐 왔지만,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는 커지고만 있다. 이제는 우리의 주식인 벼도 재배면적 감소와 더불어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다. 쌀을 제외하면 곡물 자급도가 5%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쌀이 남는다고 감산 정책을 펼친 원인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농업인들이 벼농사를 포기하고 있는데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선진국은 미래 성장 동력은 농산업에 있다며 식량 안보 확보 없이 선진 복지 국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 농업도 이미 10년 전에 발표한 농업 연구·개발 투자 효과 관련 주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무용지물인 것 같다. 농림 GDP 성장에 관한 연구·개발 투자의 기여도는 22% 정도라고 발표하고 있고, 특히 한국 농업기술개발·보급투자의 수익률은 48% 정도는 호주의 16%, 미국의 27%, 영국의 19%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도 우리는 쌀 생산 과잉이니 쌀소비가 줄어든다고 하여 농업 연구·개발 투자율을 낮출 수는 없다. 농업 연구·개발 투자에 의한 농업기술지식(지적 스톡) 증가는 국가 식량자급률(국가 영속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국을 제외한 22개국에서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국가 영속성(식량 안보 지표)은 쌀, 밀, 옥수수 자급률 기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농업에서 쌀생산의 과잉이나 쌀소비의 감소로 인하여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됨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 우리는 농업과학이 발전하고 이 기회에 식량 자급도를 올릴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연구·개발 지출 확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