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 평년 대비 18.3%↓…한돈 농가 ‘울상’
돈가 평년 대비 18.3%↓…한돈 농가 ‘울상’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1.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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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사상 최대치 45만톤 수입
한돈자조금, 30억원 투입 1549톤 비축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이달 들어 돈가가 최근 5년 사이 최저 가격을 찍으면서 농가들은 지난해 대비 돼지 마리당 약 9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돼지고기 가격은 지육 기준 1kg당 3250원으로 전월 대비 17.3%, 평년 대비 18.3% 하락했다. 지난달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는 1kg당 3597원으로 지난해 최고가를 기록한 6월 5192원 대비 4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돈가 급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난해 급격히 늘어난 돼지고기 수입량과 장기간 지속된 경기 침체에 따른 외식 소비 둔화가 지적된다. 
실제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약 45만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수입산이 2017년 대비 70%(8만2000톤)를 차지하며 국내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한국은행의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외식비 지출 소비자심리지수는 90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외식의 대표메뉴인 돼지고기 소비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원산지 둔갑 판매도 큰 골칫덩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해 10월까지 단속된 원산지 표시위반 3509개소 중 돼지고기 위반건수가 919건으로 1위를 차지해 수입 돼지고기의 국내산 시장가격 교란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 돈가는 하락했지만 소매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어 돼지고기 소비량이 정체돼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은 한돈농가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한돈협회는 1~2월 2개월간 한돈자조금 30억원을 투입해 뒷다리살 1549톤을 구매, 비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돈조합 등 1차 육가공업계가 2개월간 비축 후 CJ, 롯데, 선진, 목우촌 등 2차 육가공업계가 구매하는 수매비축사업을 통해 공급을 줄여 가격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촉진을 위한 행사도 집중적으로 시행한다. 설 명절을 맞아 한돈농가와 기업체 등이 연계해 ‘한돈 설 선물세트 보내기’ 캠페인을 펼치고, 한돈자조금 공식 온라인 쇼핑몰 ‘한돈몰’을 통해 선물세트 대량 구매 시 10+1 할인, 100만원 이상 구매 시 15% 추가 할인 등 합리적 가격으로 한돈을 구매할 수 있는 ‘2019 한돈 설 선물세트 캠페인’도 진행한다. 

또 정부에 대책 마련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돼지가격 하락분이 대형마트, 정육점, 식당 등 소비자 가격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를 건의한다. 또 원산지 표시단속 강화를 요청, 수입산 돼지고기 둔갑판매를 방지하고, 수입량 감소를 유도할 계획이다.

하태식 회장은 “한돈농가는 현재 도산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사상 최대의 위기상황을 겪고 있다”며 “돈가 안정을 위해 돼지고기 안정적 수급조절 방안 등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과 산업 관계자들의 협조, 소비자들의 한돈 구매를 적극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도 황금돼지해를 맞아 대한민국을 응원하고자 군부대 및 소외계층을 위한 한돈 나눔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