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쌀 소비 형태 다양화 대응 용도별 전용 품종 시대 도래
[전문가칼럼]쌀 소비 형태 다양화 대응 용도별 전용 품종 시대 도래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01.2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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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김보경 박사.

가공공정 적용 산업화 아이템 발빠르게 전환 지혜 필요

최근 쌀 소비형태의 다양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벼 품종도 꾸준히 변모되어 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1990년대까지는 재배안정성과 병해충 저항성을 기반으로 한 수량증대와 외국 품종보다 우수한 외관품위와 밥맛을 낼 수 있는 품질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음으로써 먹거리 해결과 품질 고급화를 동시에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고, 2000년대에는 기능성 및 가공용 품종과 비식용으로 사료용 품종개발에도 역점을 둔 결과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밥쌀용에는 조생으로 운광, 해담, 진광, 중생종으로 하이아미, 해품, 청픔, 고품, 그리고 중만생종으로 삼광, 수광, 진수미, 영호진미 외 10품종은 외관품위 및 밥맛이 외래품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우수한 것으로 인정되어 최고품질 품종으로 농가에 보급되고 있으며, 2018년에 해들과 예찬이 추가로 최고품질 품종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간편식 또는 즉석밥 등에 알맞은 품종으로는 식은밥의 노화가 늦고 밥맛이 유지가 되는 수원529호가 이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밥을 상온에서 장시간 보관했을 때에도 변화가 적은 삼광은 도시락 및 김밥 등에 알맞으며, 밥을 냉장 및 냉동으로 보관하였을 때 밥맛, 부드러움 및 찰기 등의 변화가 적은 하이아미는 삼각김밥 및 냉동볶음밥 등에 알맞다.

외식전문점을 대상으로 한 초밥에는 맛, 향, 밥을 씹을 때 입안에서 밥이 잘 풀어지고 부드러운 촉감이 있는 호품이나 신동진이 가장 좋은데, 특히 외국의 일식집에서 초밥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고시히까리와 비교하여 손색없는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현미밥 전용인 본드라미는 취반후에 밥알이 균열이 가지 않으며 호분층이 얇아 식감이 부드럽다.

기능성에는 어린이 성장에 필요한 ‘라이신’ 함량을 높힌 영안벼는 영양식이나 유아 이유식으로 알맞고, 철분 및 아연 함량이 높은 고아미4호는 빈혈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난소화성 전분함량이 높은 고아미3호는 다이어트에, 쌀눈이 3배정도 큰 큰눈, 눈큰흑찰, 눈큰흑찰1호 및 큰품은 GABA함량이 높아 발아현미 및 혼반용으로, 글루테린 함량이 낮은 건양미 및 건양2호는 신장병 환자식으로,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흑미나 적미는 항산화 작용 및 노화억제 효과가 있다. 도담쌀은 저항전분 및 아밀로스함량이 높아 애견동물의 다이어트 사료의 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아밀로스함량이 낮은 백진주, 설백 및 미호 등은 김밥이나 현미밥으로도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공용으로는 쌀에 공극이 많아 연질 특성을 보이는 설갱과 양조벼는 양조용으로 적합하고 아밀로스 함량이 높은 팔방미와 미면은 쌀국수와 파스타용으로 알맞아 이미 산업화가까지 이루어져 있다.
최근에는 쌀 가공식품의 중간재인 쌀가루전용 품종도 개발되었는데 기존의 습식제분의 복잡한 작업과정을 생략하여 건식으로도 쌀가루 제조가 가능하게 되었다. 연질특성을 보이는 한가루, 신길, 미시루는 백미로 도정을 하여 기류식분쇄기로 쌀가루 제조가 가능하고, 수원542호는 백미는 물론 현미로도 밀제분기를 활용하여 쉽게 가루를 제조할 수 있다. 물론 이들 쌀가루는 기존의 습식제분 쌀가루와 비교하여 가공제품의 형상이나 식감이 비슷하거나 더 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빵, 과자, 쿠기, 맥주 등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바이오매스를 늘려 조사료 생산성이 높아진 목우, 영우, 청우 등 총체벼가 개발되었고 곡식사료 전용으로 조농도 개발되어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벼 및 쌀이라고 다 똑같은 벼와 쌀이 아니다. 밥쌀용으로 우수한 품종이라고 즉석밥 또는 간편식이나 가공된 쌀 식품에 맞는 모두 알맞은 것이 아니다. 품종별로 특수한 용도가 있고 각각 다른 특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품종별로 소비형태를 겨냥한 특수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쌀의 용도별 맞춤형 특성을 잘 이해하고 각기 다른 특수성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쌀생산자나 가공업자, 식품업계는 국내외의 음식문화 변화와 식용 쌀의 소비형태 변화를 우리는 눈여겨봐야 하고,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는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벼 및 쌀의 용도 다양성을 신속히 알아차리고 다양성을 이용한 상품화 가능하므로 가공공정을 적용한 산업화 아이템으로 발빠르게 전환하는 지혜와 도전정신 및 행정, 연구, 지도, 생산농가, 가공업체 및 식품업계의 협력이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