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류기선 논산 작목반 '전원일기' 부회장] “빨리 수확해 마진 남겨야”
[인터뷰-류기선 논산 작목반 '전원일기' 부회장] “빨리 수확해 마진 남겨야”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01.25 2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 겨울철 인기 과일인 딸기의 현장을 찾아 28년동안 딸기농사를 지어오신 류기선씨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딸기가 한창 출하되고 있는데, 보람되겠다.
하우스 딸기가 이맘때 한창 잘 팔리는 시기다. 아무래도 농부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니 딸기농사를 지어온 지 30년이 다 돼 간다. 18동 6묘로 거의 8000평 가까이 짓고 있다. 아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후계농으로 한국농업대학교를 나와서 저를 많이 도와주고 있다. 아들이 8동을 하고 있다.

-가격에는 만족하는가.
도매시장에 개인적으로 출하를 하시는 분들은 타격을 받을만한 가격이다. 저처럼 공동선별·출하하는 농가는 크게 영향을 받진 않았다. 계약재배 형식으로 가격이 이미 정해져 있어 도매시장 가격 변동에 영향이 거의 없다. 물론 공동출하는 오르막 시세에서는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어차피 가격이 하락할 때는 유지가 되니 아직까지는 만족하고 있다.

-1월 가격이 평년보다 낮다고 한다.
첫 번째 이유는 공급량 증가다. 재배 인구가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논산 쪽이 딸기재배 특화 지역이다 보니 논산시에서도 귀농하시는 분들 지원을 많이 해줘서 딸기농사에 진입하기 좋다. 몇 년 전만 해도 딸기 농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과 비교해보면 딸기재배 농가는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귀농인 중에 딸기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딸기로 작목 전환하는 농가도 많다. 재배면적과 기술발달로 수확량이 늘어서 앞으로 딸기 값은 하락할 것으로 추측한다. 이제 관건은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데 있다. 첫 출하된 딸기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11월 초에 한 분들은 6만원까지 받았다고 들었다. 빨리 수확을 해서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 관건이다.

-귀농인들이 딸기 농사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
고소득 작물이라고 해도 딸기 농사를 짓는다고 해서 반드시 소득이 높은 것은 아니다. 딸기 농사를 오래한 농가들도 상위 30% 정도만 소득이 높다. 소농으로 딸기만 해서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 귀농하시는 분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그런 것이다.
한동(200평~250평) 시설하는데 부대시설까지 합치면 거의 3000만원이 든다. 귀농하는 사람들은 많이 해봐야 5~6동 정도 하는데 시설비만 3억원이다. 그리고 이론과 실제 농사짓는 것은 아주 달라서 초기 실패를 겪는 분들을 많이 봤다.
 
-타 작물과 비교하자면.
전에 토마토 농사를 지었지만 아직까지 딸기만 한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 겨울철에 마땅하게 할 만한 것이 없기도 하다. 비슷하게 겨울철 재배 작목으로 오이가 있긴 하지만 난방비랑 기타 인건비를 빼고 나면 소득이 높지 않다. 비슷하게 토마토도 난방비를 빼고 나면 수익률이 딸기만큼 나오지는 않는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올해 충남농업기술원에서 ‘와이베리’라는 신품종을 개량했다. 딸기를 먹어봤는데 경도도 좋고 당도도 좋다. 하지만 그런 신품종이 나올수록 농민들은 손해다. 판매되는 딸기 품종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설향’은 당도도 높고 맛이 좋지만, 저장성은 낮다. 3일이 지나면 판매성이 떨어지는데 저장성이 길어질수록 오래 두고 팔게 되고, 소비자도 오랫동안 먹게 돼 딸기를 새로 구매하지 않게 된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손해 볼 수밖에 없다. 과일은 저장성보다 ‘맛’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맛있는 딸기를 재배하면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좋지 않겠는가. 일단은 소비가 빨리 되어야 공급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공선농가가 늘었다고.
논산에서 60여 농가가 공동선별 공동출하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규 회원을 안 받았었는데 올해는 신규 회원을 받아서 늘어났다. 공동선별 공동출하를 하게 되면 안정된 가격에 납품할 수 있다. 또한 농가들은 판로 걱정하지 않고 고품질의 딸기를 생산해 농협 APC에 출하하면 알아서 선별해서 판매까지 농협에서 하기 때문에 편하다. 논산 농협은 홈플러스나 이마트에 출하를 하고 있다. 수출도 올해 조금씩 하고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공선에 들어오려는 농가들이 많다. 10% 안쪽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늘었다고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