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매입자금 상환 단축 RPC 경영난 가중 우려
벼 매입자금 상환 단축 RPC 경영난 가중 우려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02.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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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상환 위해 홍수 출하…단경기 쌀값 영향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벼 매입자금 상환 시기 변경으로 인해 미곡종합처리장(RPC)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수확기 농가 벼 판로를 확보하고 산지 쌀 유통기능 활성화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RPC 등에 벼 매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총 209개소가 정부지원 RPC로 지정돼 있다. 정부의 매입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건조 및 저장능력 2000톤, 쌀 매출액 50억원 이상, 벼 5000톤 매입 등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정부 지원대상 RPC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RPC가 141개소, 민간에서 경영하는 RPC 68개소가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매입자금의 총 규모는 1조2308억원으로 전액 융자지원이며 이자는 이차보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RPC 자체 자금으로는 수확기에 쏟아져 나오는 벼를 매입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하므로 정부에서 RPC의 경영평가 결과와 벼 매입실적 등을 고려해 0~2.0%의 금리로 개소당 11억원에서 46억원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지원된 매입자금은 상환 기한이 1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농식품부는 RPC의 벼 판매를 촉진한다는 명분으로 상환 기한을 10개월로 단축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6월에 매입자금을 상환하게 변경됐다.

벼 매입자금을 RPC들은 지금까지 벼 매입자금을 지원받는 시점에 상환하는 대환형식으로 갚아왔지만, 올해부터는 대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경영 자금의 압박을 받게 됐다. 특히 자금 여력이 있는 농협RPC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68개의 민간RPC는 매입자금 조기 상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국RPC연합회 윤명중 전무는 “농식품부가 벼 매입자금 상환 기한을 단축하면서 RPC들이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며 “자금이 여유로운 농협RPC는 수확기에 몰아서 매입하지만 민간RPC는 매입한 벼를 가공해 판매한 자금으로 다시 매입하기 때문에 자금 상환을 위해 갖고 있는 벼를 저가로라도 판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유하고 있는 쌀을 판매한 자금으로 상환을 해야 하므로 민간RPC들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쌀을 출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3월부터 홍수 출하가 되고 일부에서 매입자금 상환을 위해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시중 가격보다 낮게 방출할 수 있어 단경기 쌀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윤명중 전무는 “민간RPC들이 쌀을 일시에 방출하게 되면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농식품부는 벼 매입자금 상환 시기에 대해 분할상환 등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민간 RPC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RPC의 보유물량, 경영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며 “매입자금을 일부를 먼저 상환하는 분할 상환, 상환 시기에 대한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