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일본 쌀 품종 10%…국산 품종으로 대체할 것”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일본 쌀 품종 10%…국산 품종으로 대체할 것”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3.07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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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락연구체 마련…현장 중심 연구 강화
‘수원542호’·‘한가루’ 품종 제분 비용 낮춰
쌀빵·쌀맥주 원료 사용…산업화 기대
▲‘보람찬’·‘드래향’(햇반) ▲‘설갱’(발효, 전통주) ▲‘금강1호’·‘한아름4호’(막걸리)
▲‘새고아미’·‘팔방미’(국수) ▲‘새미면’(파스타) ▲‘도담쌀’(과자, 요거트) 등 개발·보급
김두호 국립식량과학원장.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혜를 모으고 이익을 더한다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의 사자성어를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뜻을 두고, 노력하면 일이 이루어진다는 ‘유지사성(有志事成)’이라는 믿음을 더해 세계 최고연구기관으로 도약하도록 전 직원과 함께 신나게 달려볼 계획입니다.”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새해 포부를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1월 22일 부임해 약 1년 동안 식량원을 이끌어온 그에게 소회와 식량원의 연구 성과 그리고 앞으로 사업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임 후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는.

국민식량의 지속적인 안정생산 공급과 식량작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성장산업의 동력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식량과학기술 개발·보급 업무를 지혜를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집사광익’의 마음으로 지난해 1월 22일자로 식량원장에 부임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식량작물 농업인·가공업체, 연구원,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삼락연구체계 마련을 위해 현장 중심의 연구 강화와 기술수요자 참여를 확대하는 리빙랩(Living Lab.) 개념을 도입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고자 분야별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여하는 식량작물정책, 간척지영농, 영농형 태양광 등 15개 분야의 협의체 운영을 하고 있다. 주요 식량작물인 벼, 밀, 두류, 감자 등 14개 품목별 현장전문가 협의회 활성화 등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변화기반을 마련한 보람 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식문화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 

식생활 문화가 변화하면서 밀가루, 고기, 유제품 등이 쌀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식은 바뀌지 않는다. 농지여건과 기후만 따져보아도 쌀 재배가 가장 적합하다. 

우리나라의 밥쌀용 쌀 소비는 감소하고 있으나 가공용 쌀 소비는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 가공용 쌀로만 75만6000톤이 소비됐다. 1인 가구와 여성경제활동 인구의 증가는 이른바 햇반이라 불리는 무균포장밥 등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쌀의 미래에 희망은 있다고 본다. 

이에 우리는 가공 용도별 적합 품종 개발과 함께 원료곡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해 초다수성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가공용 품종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면.

소비패턴 변화를 선도하고자 용도별 가공용 벼 품종인 ‘보람찬’·‘드래향’(햇반), ‘설갱’(발효, 전통주), ‘금강1호’·‘한아름4호’(막걸리), ‘새고아미’·‘팔방미’(국수), ‘새미면’(파스타), ‘도담쌀’(과자, 요거트) 등을 개발·보급해 산업화를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화장품, 아이스크림, 도시락 등의 제품생산에 적합한 다수의 벼 품종을 개발·보급했다. 

최근 ‘수원542호’, ‘한가루’, ‘신길’ 등 쌀가루 전용 품종 육성으로 건식 쌀가루 대량생산 및 산업체와 협력을 통한 가공품 제작·평가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원542호’와 ‘한가루’는 제분비용의 절감과 함께 쌀빵과 쌀맥주의 원료로 사용됨으로써 앞으로 산업화가 더욱 기대된다.

 

-쌀의 품질을 높이는 연구가 있는지.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품질, 밥맛, 도정특성, 병해충 저항성 등 4가지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18개 최고품질 벼 품종을 개발했다.

특히 2017년 이후에는 일본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해들’, ‘알찬미’ 등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최고품질 벼 품종의 재배면적은 18만6000ha(전체 벼 재배면적의 25.2%)로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

현재 지역별 대표 브랜드 쌀로 정착되고 있는 단계로서 ‘삼광’(만세 보령쌀 등), ‘영호진미’(안동 양반쌀) 등은 우수 브랜드 쌀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고시히카리, 아키바리, 히또메보레 등 일본 품종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외래 품종을 국산 품종으로 대체하는 노력을 수행할 것이다.

 

-용도별 쌀 품종개발이 중요한데.

우리는 밥과 반찬으로 구성되는 한식에 적합한 ‘최고밥맛 품종’ 위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김밥용, 초밥용, 현미밥용 등 용도별 쌀 품종을 개발했다.

국밥이나 비빔밥, 덮밥용은 기본적으로 최고밥맛의 최고품질 벼 품종이 적합하며, 김밥용으로는 ‘미호’ ‘백진주’, 초밥용으로는 ‘호품’, ‘신동진’, 현미밥용으로는 ‘보드라미’, ‘백진주’ 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앞으로 식당이나 외식업체 등 산업체와 연계한 소비 유형별(용도·형태·대상) 최적의 품종 선정·개발 및 품질기준 설정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용도별로는 기존의 김밥용, 초밥용 외에 카레밥용, 리조또용 등과 형태별로는 볶음밥용, 덮밥용, 국밥용 등에 적합한 품종 선정과 개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소비 대상별로도 실버식, 영유아식, 환자식, 다이어트식 등 차별화된 품종 선정과 개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식량원의 연구 방향은. 

앞으로도 식량원은 농업인과 소비자, 산업체, 연구자 등이 모두 만족하는 고객과의 소통을 확대해 식량산업 현장을 중시하고 시대적 요구에 맞는 식량 과학기술개발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특히 개방화,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남북관계 개선 등 시대에 부응하는 국제경쟁력 강화 연구, 건강 기능성 및 이너뷰티 소재 연구, 편의식품(HMR)에 적합한 작물 및 품종개발, 북방농업 연구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벼와 밭작물을 재배하는 노지에서도 스마트농업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접목으로 기계화, 자동화 등 정밀농업 실현에 필요한 기초기반기술과 실용화기술 개발 계획도 수립 추진코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