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농협 조합장 성폭력 혐의 수사중
부석농협 조합장 성폭력 혐의 수사중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3.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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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수 차례 성희롱.강제추행 의혹
만남 거부하자 인사보복, 피해자 자살시도까지
가해자 측 "사적 만남 사실 없다" 전면 부인
부당 인사 발령 "업무량 적어 겸직 시킨 것"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이 지난 7일 충남 서산시 부석농협 앞에서 '부석농협 조합장의 성추행 및 보복인사 규탄' 노동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이 지난 7일 충남 서산시 부석농협 앞에서 '부석농협 조합장의 성추행 및 보복인사 규탄' 노동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충남 서산시 부석농협 조합장이 여직원을 수 차례 강제추행과 성희롱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해 여직원이 만남을 거부하자 업무와 관계없는 부서로 발령해 인사보복을 하고 급기야 피해자가 자살시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전국노조, 위원장 민경신)은 지난 7일 여성농민회 서산지회, 천안여성의집 등 노동·시민사회단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법적 처벌과 농협중앙회 차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사건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석농협 직원 박모씨는 이 해 세 차례에 걸쳐 조합장에게 강제 추행을 당하고 술시중까지 들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조합장의 사적인 호출을 거부하자 17년간 맡아오던 여성복지군에서 전혀 생소한 업무인 일반관리직으로 전보발령내는 등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보복했다. 

전국노조에 따르면 강제 추행은 조합장실과 조합장의 승용차에서 일어났다. 4월 박 씨를 조합장실로 불러 볼을 꼬집고 강제로 입을 맞추었고 11월 서류전달을 이유로 승용차에 타게 한 후 강제로 껴안았다는 게 피해자 측 주장이다.

박씨는 1999년 입사해 2015년까지 여성복지와 겸직으로 농협 보험업무에 종사하다 2017년부터 예금계로  배치받아 근무해 오고 있다.  

당연히 수신.회계업무에 서투를 수밖에 없었는데도 상급자들은 직원들 앞에서 '농협 생활 17년을 하고도 예금 수신업무도 제대로 못하냐',  '1, 2, 3 산수도 모르냐'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피해자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가족을 생각해 참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8년 부석농협이 박씨의 회계상 실수를 업무상횡령으로 고소하자 급기야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목숨을 건진 박씨는 현재 우모 조합장을 강제추행 및 성희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부당한 전직에 대해서도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다.

부석농협이 전국노동조합협동조합의 기자회견에 대응해 내건 현수막.
부석농협이 전국노동조합협동조합의 기자회견에 대응해 내건 현수막.

전국에 1122개 지점이 있는만큼 농.축협의 성폭력 범죄는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제주, 경북 성서, 전북 무주와 임실, 강원 홍천 등 전국 곳곳 농.축협에서 각종 성희롱과 성추행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사당국은 철저한 규명과 엄중 처벌로 다시는 농협 내에서 직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석농협은 전국노조의 기자회견에 대응해 농협 건물에 박씨의 횡령혐의를 기정사실화한 현수막을 내걸었다.

가해자로 지목받은 조합장은 지역 매체를 통해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횟집에서 카드결제 한 내역이 없다. 또 장례식장 주차장으로 (피해자를) 불렀다는데 애경사 부조금은 봉투로 건네지 않고 송금을 한다"며 피해자와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해당 여직원의 정신과 치료사실 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진단서만 제출하고 어떤 조치를 해 달라고 한 적이 없어 치료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여성복지직 업무가 적어 현금출납 업무를 같이 맡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