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인 쌀값 3월 이후 '추락'할 두 가지 요인
'안정세'인 쌀값 3월 이후 '추락'할 두 가지 요인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3.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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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선거.RPC 벼 매입자금 상환이 변수
절반 이상 새 조합장으로...부담감에 물량 방출
6월 자금상환하는 RPC들도 '홍수출하' 합류
'안정'에서 '하락'으로, 다음해 수확기에도 영향
현재 쌀값은 80kg 가마당 19만2900원대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3월 13일 동시조합장선거와 6월 벼 매입자금 상환 압박을 받는 RPC들의 '홍수출하' 여부가 쌀값 폭락을 ㅇ도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쌀값은 80kg 가마당 19만2900원대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3월 13일 동시조합장선거와 6월 벼 매입자금 상환 압박을 받는 RPC들의 '홍수출하' 여부가 쌀값 폭락을 ㅇ도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쌀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가운데 3월 이후 쌀값도 약보합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 등 업계는 11일 당분간 쌀값이 현재처럼 약보합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쌀 공급량이 과잉되긴 했지만 시장이 충분히 소화할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산지쌀값은 작년 10월 5일 19만4772원(80kg)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11월부터 0.1% 이내의 등락을 반복하며 느리게 하락하고 있다. 올해 2월 들어 15일에는 19만2896원, 25일에는 19만2828원으로 0.1%, 0.04%의 미미한 낙폭을 보이며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새해 농업전망을 통해 2018년산 쌀이 14만톤 정도 과잉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도정수율(벼를 도정했을 때 빠지는 무게)을 근거로 과잉량을 그보다 적게 보고 있다. 시장물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면 공급량이 15만톤 이상이어야 한다.

연구원 관계자는 “농가 보유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이고 RPC 물량이 전년보다는 많긴 한데 감당 못 할 수준으로 많은 것 같진 않다”며 전반적으로 쌀값이 안정적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쌀값도 시장물량을 늘리기엔 애매한 수치다. 최근 1000원이 올라 6만3000원(40kg 조곡)이 된 쌀값은 작년 수확기에 사들인 벼 매입가격으로, 지금 팔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해마다 3~4월은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창립기념할인행사와 야적 물량 방출로 쌀값이 하락했었다. 하지만 홈플러스에서 팔리고 있는 보령 빛고은황진쌀의 할인가격이 21만7900원(80kg)으로 예년처럼 쌀을 ‘미끼상품’으로 할인폭을 크게 잡지 않아 시장가격을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쌀값이 더 오를 가능성은 없는 상태에서 조합장선거와 RPC(미곡종합처리장) 벼 매입자금 상환 대책이 낙폭을 좌우하는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3월과 6월 두 분수령을 기점으로 쌀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조합장 선거에선 절반 이상이 새 조합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농협 관계자는 “선거 리스크는 분명 있다. 새 조합장이 안정적인 지금의 수급상황을 잘 몰라 이전 조합장이 매입해 놓은 것을 빨리 처리할 수 있다”며 “비RPC들도 2018년산을 전년보다 9만톤 더 많이 사 놔서 조급증을 가질 수 있다”고 3월 이후 ‘홍수출하’ 가능성을 염려했다.

더군다나 벼 매입자금 지원금을 6월 갚아야 하는 RPC들이 연달아 물량 방출에 나선다면 올해 단경기(7~9월) 역계절진폭은 물론 수확기 쌀값까지 큰 하향세를 그릴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부터 RPC에 융자지원하는 벼 매입자금 상환 시기를 8월에서 6월로 앞당겼다. 당초 100% 상환을 고지했지만 RPC들의 반발로 대안 마련을 진행중이다. 50%에서 90%(평균 70%)를 연장해주고 나머지 30% 안에서 기여도평가 결과에 따라 상환비율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경연 관계자는 “50%를 갚아야 하는 RPC는 당장 수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물량을 빨리 빼려고 할 것”이라며 “RPC 자금 상환 시기 단축이 쌀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농협 관계자는 “RPC 융자 상환 시기가 6월로 고정되면 매년 RPC들이 자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홍수출하에 나서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며 “유통 혼란을 고려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