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로 까맣게 타들어가는 꽃눈·농심
냉해로 까맣게 타들어가는 꽃눈·농심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4.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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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농가 저온 피해 농가 ‘비상’
“기상청 정보 믿을 수 없어”
농가 “사상 최악 피해 예상”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개화기 저온 현상으로 배 꽃눈이 어는 피해가 발생해 농가들이 비상이 걸렸다. 중부지역에 비해 7~10일 정도 개화가 빠른 남부지역에서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나주, 경북 김천 등 남부지역 배 주산지와 경기 안성 등 중부지역에서도 날씨가 영하 4℃로 떨어지면서 꽃눈이 얼어 새카맣게 타버려 착과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기상청의 오보다. 농가들은 기상청 일기예보만 믿고 저온에 대비하지 않고 있어서 피해가 더 심해진 것. 

안성에서 배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해마다 냉해 피해를 겪고 있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정보에 따라서는 피해가 없어야 정상”이라며 “하지만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원인을 찾아보니 기상예보 자동관측정 장비가 동사무소나 관계 기관의 비교적 아늑한 곳에 설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더욱이 농협 재해보험도 기상청의 정보를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어 믿을 수 있는 정보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천 배 재배 농가는 “올해 배 저온 피해가 사상 최악”이라며 “김천은 최저 기온이 4월 1일 –4.5℃, 2일 –6.2℃, 3일 –3.9℃, 4일 –4.6℃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최저기온이 워낙 낮다 보니 지표면 관수, 왕겨연소, 결빙법 모두 역부족인 상태”라며 “현재 살아있는 꽃을 찾아보기 힘들고 원황, 화산, 만풍 추황도 피해가 심각해 수확기 지난해보다 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나주의 배 재배 농가도 “지난 4일 기준 –3.7℃를 기록할 정도로 이례적인 기온을 보였다”며 “꽃눈을 따서 면도칼로 쪼개보니 7개 암술 중 2개 암술이 죽어 까맣게 변했다”고 말했다.

냉해를 피하기 위해 살수법을 이용한 배꽃.

 

올해 기온 양상에 대해 전문가들도 농작물 저온 피해가 크게 발생한 지난 2013~2014년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등의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저온 피해를 받은 경우 착과량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적과를 늦추라고 설명한다. 또 냉해 피해에 대한 염려로 추비와 영양제를 사용할 경우 배나무가 웃자랄 수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

이한찬 원예원 배연구소 박사는 “보통 배 꽃이 100개 피게되면 5~6개를 이용한다. 인공수분을 통해 착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한 화총에 두 개 달리는 경우도 있어 가능한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냉해 피해가 심하게 되면 착과량이 부족하기에 적과 시기도 늦춰야 한다. 과실이 적은 상태에서 추비와 영양제 등을 시비할 경우 나무가 웃자랄수 있어 나무 생육을 관찰한 시비가 필요하다"며 "소홀할 수 있는 병해충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더불어 “근본적으로 저온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을 피해 재배하는 것이 맞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할 경우 원황, 황금배, 화산, 추황 등 저온에 대한 내성이 있는 품종을 재배를 추천한다”며 “또 농작물 재해 보험에 가입해 피해 발생에 대해 대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