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체감하는 쌀 생산비]“지난해 대비 생산비 증가했다지만 아직 현실보다는 낮아”
[현장에서 체감하는 쌀 생산비]“지난해 대비 생산비 증가했다지만 아직 현실보다는 낮아”
  • 최정민, 이도현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9.04.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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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논벼 생산비 전년 대비 15.2% 증가
김충국 회장.
김충국 회장.

[현장의 목소리-김충국 예산군쌀전업농회장]

"자고 일어나면 올라가는 인건비"

쌀값 따라 상승하는 토지용역비 ‘부담’
자가노동비 명확한 기준 없어 개선 필요
농업현장에 근거한 데이터로 통계 개선되야

“지난해부터 쌀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비 역시 증가하고 있어 여전히 농사를 짓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다른 작물 재배 없이 오로지 수도작만을 하고 있는 김충국 예산군쌀전업농회장의 말이다.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를 두고 김충국 회장은 현장의 현실과 수치상의 결과에 괴리감과 더불어 농업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이번 생산비 발표 두고 현장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고.

우선 이번 생산비 발표에 있어 과연 농업현장을 얼마나 파악하고 통계 자료를 만들었는지 의문이다.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논벼 생산비는 10a당 79만6415원으로 전년대비 15.2% 올랐다고 했고 이는 직접생산비에 해당하는 노동비 등이 16.4%, 간접생산비에 해당하는 토지용역비가 13.0% 늘었다고 했는데, 실제 농업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생산비를 투여했다고 생각한다.

노동비 즉 인건비를 놓고 봐도 자고 일어나면 상승하고 있다. 또 토지용역비 역시 지역마다 천차만별이고 쌀값 상승에 따라 함께 상승하는 것이 토지용역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생산비는 더 높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자가노동비에 대한 기준의 재설정도 필요하다고.

쌀농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흔히 쌀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3개월만 일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이는 정말 쌀농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전업농으로서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은 1년 356일 논과 함께 생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찌 모를 심고 벼를 베는 그 시기만 따져서 일을 한다고 할 수 있나. 이런 생각으로 자가노동비 역시 명확한 기준 없이 농사를 짓는 현장의 이해 없이 단순히 수치상으로 현장을 접근하려는 것 자체가 잘 못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쌀생산비 조사는 현장에서 신뢰할만한가.

매년 통계청에서 쌀과 관련한 많은 내용을 조사하고 하나의 통계로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많은 정책이 만들어지고 대비책이 수립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말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자료가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는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 내용들이나 결과를 놓고 볼 때 글쎄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7만명에 근접하는 수도작 전업농이 존재하고 각 8개도에서 각 지형의 특성에 맞는 품종으로 재배를 한다. 그뿐인가 자연재해 역시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로 작용하는데 얼마나 많은 내용을 수집하고 그 내용을 근거로 발표하는지 의문이다.

조금 더 집중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기 위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그에 근거하는 통계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업 현장에서 바라보는 앞으로 전망은.

이미 올해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통계청 통계를 비롯해 언론을 통해 노출되는 내용들이 하나 같이 쌀 과잉으로 인한 쌀 값 하락이 자명하다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라 답답할 뿐이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타작물 재배를 유도하고 있지만 결국 이 역시 농가의 이익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고려할 때 정부에선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안의 기본이 될 통계결과가 정확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농업은 점차 어려워 질 것이고 더 이상 농업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기도 힘들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정민 기자

 

[현장의 목소리-충북의 농가]

8만평 벼농사…비료비 1440만원
대표 농기계 3종에 2억4000만원

A농가는 충북 보은군에서 8만평의 농지에서 벼농사를 하고 있다. 1만평을 소유하고 있고 7만평 농지를 농어촌공사를 통해 임차했다. 임차한 농지 7만평은 평당 1200원으로 계산하면 연 840만원이 임대료로 나간다. 주요 작업시기에 필요한 인력은 파종 당일 5명, 파종 중간 3명, 이앙 시기에는 일주일간 3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다. 

소모되는 농자재 비용을 계산해보면 종자대, 농약대, 비료대가 있다. 종자대는 20kg기준 보급종 4만6860원이다. 모판 하나에 종자가 200g 정도 들어간다고 계산하면 20kg 하나면 모판 10개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상토가 들어간다. 보통 40리터 상토 포대면 7개 모판을 작업한다. 이렇게 6500~7000개의 모판작업을 수행한다. 모판 자체의 가격도 개당 1000원 가량된다. 

비료와 농약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생력화 제품을 선호한다. 단한번비료를 사용한다. 100평에 20kg 한포가 사용된다. 8만평을 계산하면 800포를 사용한다. 1만8000원으로 계산하면 1440만원 정도가 비료값으로 들어간다. 

작물보호제는 모판에 처리하는 살균, 살충제 제품이 많이 사용되지만 나는 사용하지 않는다. 제초제는 이앙동시처리제로 ‘롱제로’ 제품을 사용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있다. 100평에 1kg을 사용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8만평을 계산하면 3kg 제품 기준해 260여개가 계산되지만 360개 정도 사용하는 것 같다. 

여기에 트랙터 1억, 콤바인 1억, 이앙기 4000만원을 구매하는 비용도 필요하다. 작업기에는 별도의 금액이 더 들어간다. 마지막 수확에는 보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차량 두 대와 인건비를 포함하면 하루 50만원 정도가 소모된다고 보면된다. 
이도현 기자


[현장의 목소리-경기도 화성시 농가]

3만평 비료 400포·종자 500kg 들어
농기계 교체 주기는 7~8년

B농가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3만평의 농지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농어촌공사에서 빌린 6000평에 대한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다. 종자 소모량은 3000평에 50kg이 소요된다. 3만평으로 계산하면 500kg 정도의 종자가 필요하다. 모판으로 계산하면 대략 2500~3000개를 만든다. 파종이된 모판을 구입할 경우, 판당 2800원에 거래가 이뤄진다. 

농약은 이앙동시처리제를 사용하기가 편하지만 약이 비싸 초기제초제를 사용하고 있다. 300평당 하나씩 100개를 사용한다. 비료는 측조 시비용 완효성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300평당 2포를 사용하고 있다. 이삭거름으로 300평당 2포 정도를 더 시비한다. 총 400포 정도 비료를 사용한다고 보면된다. 

인건비는 볍씨를 파종하는 날 6명, 논에 모판을 낼 때 4명을 쓴다. 모를 심을 때는 3명을 고용해 5일간 이앙을 실시한다. 보통 벼농사는 일년에 3개월 일한다고 말을 많이 한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기간을 따져보면 6개월 정도는 일을 하는 것 같다. 이앙기, 콤바인, 트랙터 등 대형 농기계들은 7~8년 주기로 기계를 바꿔 줘야 한다. 

현재 현장에서는 면세유 지급기준이 까다로워 지고 자재비 등이 오르고 있다. 농사일이라는게 정해진 시간만 일하기가 어렵다. 여건에 따라 길게 짧게도 실시된다. 인력들도 정해진 시간이 넘어가면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더욱이 이런 인력마저 구하기가 어렵다.
이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