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RPC 조합장들 ‘정부양곡 도정참여’ 건의문 채택
농협RPC 조합장들 ‘정부양곡 도정참여’ 건의문 채택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4.30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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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RPC 운영 전국협의회 정기총회 개최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성공추진 동참키로
문병완 협의회장 연임 확정..."과당경쟁 지양" 촉구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협RPC운영 조합장들이 올해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적극 협력키로 결의했다. 아울러 RPC의 정부양곡 도정 참여 등 4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운영 전국협의회는 지난 29일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김원석 농업경제대표 및 사업지원본부장과 강석현 농협양곡(주) 대표, RPC운영농협 조합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29일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운영 전국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29일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운영 전국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행사는 2018년 RPC 경영대상 및 농협쌀 대표브랜드 평가 시상과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성공추진 결의대회, 신규임원 선임, 대정부건의문 채택 등 순서로 진행됐다.

RPC 운영농협 조합장들은 쌀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결의했다. 아울러 농협RPC의 경영 개선을 위한 ▲RPC의 정부양곡 도정 참여와 ▲RPC 시설현대화 정부지원 확대(30~40%→50%) ▲쌀 생산조정제 및 자동시장격리제 법제화 ▲정부 벼 매입자금 지원기간 12개월로 환원 등을 요청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특히 강원 산불 피해 농협에 재해지원금 20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2018년 RPC 경영대상과 농협쌀 대표브랜드 평가 우수농협에 대한 시상도 진행되었다. 2018년 RPC 경영대상에서는 의성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대상을 수상했으며, 거창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파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황등농협RPC, 대야농협RPC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8년 농협쌀 대표브랜드 평가에서는 연천농협RPC가 경영대상을 수상했으며, 횡성어사품조합공동사업법인, 둔포농협RPC, 양평농협RPC, 서화성농협 수라청연합RPC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축사에서 “현재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에 농가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라며 “각 농협 조합장께서 쌀 수급 및 가격안정을 위한 논 타작물 재배사업의 성공을 위해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연임이 확정된 문병완 농협RPC협의회장은 “국내 쌀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한 농협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RPC 경영여건 개선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주 농협경제지주 양곡부 부장은 “올해도 구조적 공급과잉 상황에서 논 타작물 재배사업 신청 농가가 4월 24일 현재 목표 대비 32% 수준에 불과하다”며 “범농협조직은 5만5000ha 목표면적을 채우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은 지난 2017~2018년 농가 출하 희망물량 전량 매입을 위한 벼 매입자금 1조9000억원을 지원해 쌀값 회복과 유지에 든든한 배수진을 쳤다.

문병완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운영 전국협의회장이 정기총회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문병완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운영 전국협의회장이 정기총회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불필요한 경쟁 지양해야

농협RPC전국협의회의 숙원사업이자 당면현안은 크게 ▲자동시장격리제 도입 ▲RPC의 정부 공공비축 산물벼 가공 ▲RPC 도정시설 농사용전기료 적용 ▲정부 벼 매입자금 지원기간의 원상복구 등 네 가지다.

자동시장격리제는 수확기 신곡수요 초과물량을 정부에서 자동으로 격리해 시장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제도다. 현행 시장격리제가 실시 여부 결정에 많은 시간이 걸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오래 전부터 도입이 요구돼 왔다. 최근에는 직불제 개편에 따른 변동직불금 폐지의 대안으로 쌀값 지지를 통한 농가소득 보전장치로서 도입 요구가 커진 상황이다.

특히 산물벼 가공문제는 정부 예산 절감 차원에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매년 공공비축 물량의 20%를 농가편의를 위해 산물벼 형태로 농협 또는 민간RPC를 통해 수매한다. 정부가 산물벼를 방출하지 않을 경우 RPC가 매입대행한 산물벼는 정부양곡 보관창고로 이고 후 다시 정부양곡 도정이 가능한 민간 도정공장으로 운송돼 쌀로 가공된다. 이 과정에서 상하차→입출고→운송 등에 불필요한 행정 비용이 늘어나고 재건조·재정선에 따른 RPC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RPC 매입대행 산물벼를 해당 RPC가 가공토록 ‘공공비축미곡매입요령’을 개정하면 도정에서 수요처 공급까지의 현행 5단계 과정이 3단계로 대폭 줄어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양곡 도정으로 RPC 경영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농협RPC는 도정시설 전기료를 산업용에서 농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관련부처 반대로 지난해부터 할인율을 20%에서 50%로 확대적용한 채 그대로 산업용을 적용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으로 분류된 도정시설에 산업용 전기료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료가 적용되면 RPC 개소당 3300만원, 전체 50억원 수준의 전기료가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벼 매입자금 지원기간 단축은 RPC 경영여건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수확기 원활한 벼 매입을 위한 자금을 0~2%의 금리로 RPC에 융자지원하고 있는데, 지원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하고 일정하게 쪼개 갚도록 하던 것에서 일시에 갚는 것으로 제도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농협 및 민간RPC들은 이런 제도 변경이 쌀 유통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시장불안이 우려된다며 기존 12개월로 환원시켜 줄 것을 정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다.

문병완 회장은 “쌀값 회복으로 1991년 RPC 설립 이후 역대 최고의 경영성과를 거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쌀산업 환경이 비교적 양호할 전망”이라며 “이 시기에 경영안정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불필요한 경쟁과 지나친 할인판매를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