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인수 인수영농조합법인 대표 “친환경 먹거리, 우리의 생명입니다”
[인터뷰] 김인수 인수영농조합법인 대표 “친환경 먹거리, 우리의 생명입니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5.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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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대대로 해남서 농사…안전한 먹거리 공급 소망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명품 쌀 ‘친환경 고향참쌀’ 생산
30년 농업·정미소 사업, 감사패·표창장도 ‘수두룩’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검은 연기 뿜어내는 공장이 단 한 개도 없는 전라남도 해남군은 ‘굴뚝없는 지자체’로 불린다. 오염원이 없어 천혜의 자연조건을 지닌 해남 지역에서 선조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김인수 대표는 해남 지역 내 계약재배농가들과 협력해 고품질 친환경쌀을 생산하고 있다.

자신이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 윗 조상들을 이어 농사를 지으니 ‘천년 쯤 되는 농사꾼’이라고 칭한다.

김 대표는 2만5000평에 직접 친환경쌀을 재배하는 농부다. ‘내가 짓는 쌀을 먹고 소비자들이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언제나 최고의 친환경쌀 생산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쌀 브랜드명은 ‘고향참쌀’로 원료곡 종자 선정부터 최종 출하과정에 이르기까지 단일품종 관리, 안전성 검사 등을 철저히 수행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해남 토박이 농사꾼이라고 불러도 되나.

아버지도, 조부님도 또 그 윗 조상들도 모두 농사를 지으셨다. 저까지 이어졌으니 백년은 모자라고 한 1000년 농사꾼 집안이 아닐까 한다.(웃음)

친환경농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광양에서 선구자적 농법을 쓰시는 분의 도움으로 해남의 여러 농가들과 친환경농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몇 년 하다 2010년 서울로 품평회를 나가 당당히 합격한 것이 본격적으로 친환경농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당시 해남군에서 물류비 지원이나 유통 쪽으로 물심양면 도움을 많이 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감사드린다.

-전국 초·중학교에 친환경쌀을 납품한다는데.

학교급식뿐 아니라 전국 친환경 농산물 취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쌀 납품 판로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다. 학교의 경우 서울 각 지역구, 광주광역시 등에서 주관하는 품평회를 통과해 납품하거나 학교들과 직접 수의계약을 통해 매년 평균 100~200여 개소에 친환경쌀을 납품하고 있다. 친환경쌀 납품 학교들 중 일부는 제휴를 맺어 농촌체험학습을 실시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농촌체험학습을 통해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미업을 시작한 계기는.

농사꾼 집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풍족한 생활은 경험하지 못했다. 혼합곡, 사료 등을 차에 싣고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팔았는데, 그 생활을 몇 년 하다보니 유통을 좀 알겠더라. 그래서 1988년 지금 이 자리에 정미소를 지었는데, 어느덧 30년이 지났다. 어쩔 수 없는 1000년 농사꾼의 아들이다.(웃음)

-가장 힘들었던 때는.

1996년 부산에다 쌀을 주고 대금을 못 받아 수억원이 공중분해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쌀장사들이 어음을 받던 시절이었다. 절망했지만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지금이 두 번째로 힘든 시기인 것 같다. 나락값이 회복돼서 좋긴 한데, 수매하는 입장에서는 한번에 큰 자금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했다. 학교급식용으로 나가는 친환경쌀은 3월부터 11월까지 납품할 양을 한번에 비축해 놓아야 해서 일시에 수매를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이 상당하다. 특히 작년엔 벼값이 갑자기 올라 예년보다 부담이 가중되었다. 덕분에 벼 매입 농가들에 대금 지급이 늦어지기도 한다. 농민분들에게 죄송스럽다.

-하고픈 말씀.

농사꾼에게 생명은 땅, 농지 아닌가. 생태계의 선순환을 통해 지력을 높이고 환경보호에 일조하는 친환경농업 발전에 평생을 이바지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탐방] 인수영농조합법인

무공해·청정지대 해남서 나온 깨끗한 쌀 학교에 공급

전국 14개 지자체 200여곳 납품

해남 친환경 농가들과 '공동 영농'

인수영농RPC는 친환경쌀도정부와 일반쌀 도정부를 원료 투입구부터 철저히 분리해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인수영농RPC는 친환경쌀도정부와 일반쌀 도정부를 원료 투입구부터 철저히 분리해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국 초.중학교에 친환경쌀을 공급하는 인수영농조합법인은 한반도 끝자락이자 전남 최대의 농지면적을 자랑하는 청정지대 해남군에 위치했다. 이런 지리적 여건에서 생산한 쌀은 전국 어디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아 학교급식용으로 환영받고 있다. 특히 인수영농은 친환경벼 계약재배면적과 수매량으로는 군(郡) 최대를 넘어 전국에서도 1~2위를 다툴만큼 뛰어난 사업실적을 자랑한다.

본래 지역 자체가 오염되지 않았다는 지리적 여건도 있지만 그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겠다는 인수영농 김인수 대표와 직원들의 신념이 활발한 영업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게 지역 내 평가다.

매해 수확기 수매한 친환경쌀은 인수영농RPC 내에서 자체 잔류농약 샘플링 작업을 거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검증을 받는다. 김세진 실장이 쌀 샘플링 작업을 하고 있다.
매해 수확기 수매한 친환경쌀은 인수영농RPC 내에서 자체 잔류농약 샘플링 작업을 거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검증을 받는다. 김세진 실장이 쌀 샘플링 작업을 하고 있다.

인수영농조합법인은 해남 친환경 농가 43개 작목반과 친환경벼 계약재배를 하며, 농가에 종자공급부터 영농 교육, 수확기 수매까지 책임져준다. 친환경벼 수매량이 해남 생산량의 70%나 된다.

인수영농이 생산에서부터 수확에 이르는 전과정에 참여해 철저한 관리를 통해 생산된 친환경쌀은 전국 14개 지자체의 200여 학교에 급식 식재료로 제공된다.

“종자공급부터 영농지도와 수매까지 일괄적으로 책임지는 RPC는 드물 겁니다. 수매규모도 지자체 아닌 개인 기준으로는 군 뿐 아니라 전국서도 상위권에 속한다고 자부합니다.”

김인수 인수영농 대표는 그 자신이 2만5000평 친환경벼 재배를 하는 농사꾼이다. 깨끗하고 맛있는 밥을 먹고자 하는 바람을 그대로 사업에 반영시킨 셈이다.

친환경벼 재배에 참여하는 지역 농가들과 함께 종자 소독과 공동방제를 같이 하며 우렁이농법으로 벼를 키운다.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지에서 매해 생산되는 벼는 인수영농이 농약 잔류검사를 마친 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검증을 받아 최적의 온·습도 조절기능을 보유한 5503톤 용량의 저온창고에 저장됐다가 1일 최대 50톤씩 쌀로 가공돼 아이들의 급식식탁에 오른다.

해남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집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김 대표는 청년 시절 직장생활을 하다가 도서 지역을 돌아다니며 양곡을 판매한 경험이 계기가 돼 30년 전 정미업에 뛰어들었다.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건 10년 전이다.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의 역사가 길지 않은 걸 감안하면 결코 짧지 않은 경력이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농사꾼이었으니 자신도 농사꾼이 되는 게 자연스러웠고, 이왕 농사 질 거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해야겠다는 소신이 친환경농업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김인수 대표와 김세진 실장이 작년 수확기 수매한 친환경쌀 포대를 가리키고 있다.
김인수 대표와 김세진 실장이 작년 수확기 수매한 친환경쌀 포대를 가리키고 있다.

인수영농은 일반 벼와 친환경벼를 철저히 분리해 가공하도록 원료투입구부터 구분해 운영한다. 해마다 수확기에는 이듬해 학교에 공급할 쌀을 수매하느라 밤잠 잘 시간도 모자란다. 그러나 이 쌀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아이들의 식탁에 오른다고 생각하면 눈꺼풀을 짓누르는 피곤함도 금세 달아나버린다고.

오랜 시간 농업발전에 이바지한만큼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2013년과 2018년 두 번이나 받았으며 전남도지사상, 전남농업인대상, 대한민국사회공헌대상, 지난해 한국유기농업대회에서 유기농유통가공대상을 수상했다.

이런 그에게도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친환경농사에는 자재비가 일반 벼보다 3배 이상 들어요. 농부의 특별한 정성이 들어간 친환경쌀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았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업을 이어갈 아들래미 장가 드는 것 정도….(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