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수현 철원군 쌀전업농회원] “논 한 가운데 축사,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백수현 철원군 쌀전업농회원] “논 한 가운데 축사,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9.05.1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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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축사, 농지이용환경 저해해
축사 신축 막고 기존 축사 이용제한 등 방법 모색할 것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평생을 벼 재배를 하며 논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습니다. 깨끗하고 정리 잘된 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편안했었는데. 지금은 보세요. 논 한 가운데 빨간색, 초록색 지붕을 덮고 있는 저 축사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어렵게 가꾸어온 논인데…”

철원에서 오랜 기간 벼를 재배하고 있는 백수현 철원군 쌀전업농회원의 말이다.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보는 바와 같다. 이제 논을 갈고 모내기를 해야 할 시기인데 축사가 들어온 자리에 모가 심겨 있다고 생각해 봐라. 얼마나 보기 좋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는 바와 같이 논 한 가운데 축사가 있다. 축사를 짓기 위해 지대를 높이고 돌을 싸고 담을 쌓고.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경관만 훼손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기 위한 환경 자체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축사로 인한 피해 어떠한 것들이 있나.
우선 악취로 인해 작업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보통 영농철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논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악취로 인해 있을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악취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던가 아니면 다른 지역을 찾던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또 다른 문제는 재배 환경의 변화다. 장기간에 걸쳐 경지정리사업을 진행하고 농업생산기반시설을 이 근방 논에 맞춰 진행했는데 한 가운데 축사가 들어서면서 전체적인 균형이 깨진 것이다. 지금은 당장 악취로 인한 문제가 크겠지만 차후에는 분명 논의 성질이 변하고 그로 인한 생산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로운 축사 신축은 막는 분위기라고 하던데.
기존에 들어온 축사를 제외하고 지난해부터 축사 인허가와 관련해 비대위 그리고 인근 주민들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증가세는 멈춘 것으로 보인다. 법원도 축사 신축으로 인해 수질 및 토양 오염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결국 집단화된 우량농지의 우선적 보전 의무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판례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지.
청정 철원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만큼 철원에서 농산물은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이미지로 이어져 지금까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오대쌀’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축사가 들어온다면 이미지는 결국 훼손될 것이 뻔하고 철원군을 지탱해 온 농업 자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현재 새로운 축사가 더는 들어오지 않도록 비대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막을 계획이다. 그리고 기존 축사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제한 등을 조치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