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농민단체장 간담회] “쌀 국별 쿼터 협상과정 aT 중재…농민 의견 반영을”
[aT-농민단체장 간담회] “쌀 국별 쿼터 협상과정 aT 중재…농민 의견 반영을”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5.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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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품목 가격 안정화·산지 가공 지원 요청
로컬푸드·푸드플랜 활성화, 유럽 수출 본격화도
"바뀐 게 없다...간담회 내실화 꾀해야" 지적 많아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는 최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업인단체장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사는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농업인단체장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에서 24개 농업인단체장들은 aT의 농산물 생산관측 시스템의 정확성 제고와 의무수입 쌀 국별 쿼터제 부활협상 과정 공개, 물가 안정보다 농민보호에 힘써 줄 것 등을 요청했다. 수입이 급증한 중국산 김치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과 PLS(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에서 농민보호방안 마련, 우리밀 소비에서 aT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병호 aT 사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이란 가치와 미래를 향한 신동력 확보를 위한 혁신성, 이 두 가치를 조화시키기 위해 공사 업무를 재배치하고 역량을 분배했다”며 “말씀해주신 의견들은 공사 업무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인단체장들은 다소 쓴 소리로 시작했다.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김영재 회장은 “지난해 공사와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해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했고 또 사업으로 만들어가는 작업들을 많이 했다”며 “결과로 나온 것은 없다. 노력부족보다 제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이라는 공사의 조직적 한계가 농업현안을 푸는 장애요소일 것이라며 농식품부와 같이 연계해 논의하면 많은 역할들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선농산물보다 가공식품 소비가 더 많은 현실을 지적하며 학교 등 공공급식 확대 과정 속에서 친환경농업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관심을 당부했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무엇이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했는지는 나중에 평가 해야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배추, 무 등 채소품목의 가격등락이 굉장히 심한데, 이것을 잡아 줄 수 있는 역할을 공사가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환경농업단체연합회 곽금순 회장도 가공식품 소비와 관련, “1차 농산물보다 가공식품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라며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2차 가공식품의 안전성을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기술력, 자본력이 필수인 산지(産地) 가공을 공사가 어떻게 지원할지 또 그걸 통해 농산물 판로를 어떻게 넓혀갈 것인지 고민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국4-H본부 고문삼 회장은 “겨울 채소 전체 품목이 심각한 가격폭락 사태를 겪었다. 농식품부와 aT가 과연 제 역할을 했는지 농업인은 의심스러울 것”이라며 좀더 정확한 수급조절 대책을 주문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백현길 회장은 “공사는 물가 안정화 방안만 고민하는 것 같다”며 “농민에 부담주는 PLS 시행보다 중국산 김치의 안전성도 확인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인삼연합회 황광보 회장도 PLS 시행과 관련해 토양오염 검사에 대한 논의 진행과 비산농약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우수농산물 수매자금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농신보 신용보증 비율이 100% 인정될 수 있도록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노만호 정책부회장도 “현재 남아있는 농약에 대한 정책은 세우지 않고 농민에게 강요만 했을 때 과연 따라갈 수 있겠는가. PLS는 농약제조업체에 얘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노 부회장은 특히 “도매시장이 살아야 농민들이 산다. 대형유통할인매장이 전국에 너무 많은데, 그 사람들은 도매시장에 안 간다. 쌀, 과일, 채소 등 농산물이 손님을 유도하는 미끼상품처럼 쓰이는 유통방식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학교급식 납품 농산물을 생산자들이 지역에서 미리 안전성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농업법인 운영자금 지원 확대와 로컬푸드 활성화 지원, 유럽수출 확대, 행사 개최시 실무자급 의사결정체계 마련에 대한 요청도 제기됐다. 가톨릭농민회 정한길 회장은 “푸드플랜, 공공급식 확대의 방향성이나 기존 학교급식 등에서 제도개편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업인단체장들의 의견을 경청한 이병호 aT 사장은 “말씀해주신 내용들은 잘 정리해 개선할 건 개선하고 공사의 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사장 이병호)는 최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업인단체장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사장 이병호)는 최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업인단체장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2019 aT 주요 업무계획]

생산자는 농사에만 전념, 국민에 안전한 먹거리 공급

수매 중심 수급조절, 푸드플랜·직거래 활성화
수출 ‘농집’ 가동…국산 소비 저변 외식산업 육성

지난해 농림수산식품수출액이 사상 최대치인 93억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개최한 농업인단체장 간담회에서 2019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선농산물 수출이 16.5%(12억8000달러) 증가했으며, 이런 성과는 신남방 등 시장다변화 전략과 수출농가 통합지원플랫폼 ‘농집’ 시스템 도입 등 수출육성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병호 aT 사장.
이병호 aT 사장.

aT는 민관 협력 안전급식 거버넌스 구축과 급식관리단, 지능형 입찰관제시스템 운영 등을 통한 학교급식 안전공급체계 강화도 2018년 주요성과로 꼽았다. 이밖에 자회사 설립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공사 사업을 연계한 민간 일자리 창출을 지원했다.

올해 aT의 핵심사업은 ▲수급안정 ▲유통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 육성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수급안정사업은 국산 농산물 수매중심으로 수급조절을 강화한다. 채소류, 두류 수매와 적기 방출, 국산 밀 수매(1만톤)를 통한 자급률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다. PLS 전면실행에 대응해 위생안전검사를 강화하는 등 비축농산물의 안전성 강화에도 주력한다. 국내 수급과 품목별 특성을 고려한 TRQ(저율관세의 쌀 의무수입량) 물량의 탄력적 운영과 식량원조협약과 애프터 등에 따른 쌀 해외원조를 추진하고 유통.수급 정보 조사 강화로 저가 수입 등 불.편법 수입 차단에도 나선다.

유통개선사업은 직거래사업 활성화와 푸드플랜 구축 지원, 학교급식 안전성 강화 등을 통해 추진한다. 바로마켓형 대표장터, 도농상생형 대도시 직매장 등 광역모델을 육성하고 직거래와 연계한 지역단위 푸드플랜 구축을 지원한다. 배송차량 전수등록제와 공급업체 전수점검 확대 등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 기능 확대로 급식 안전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통합마케팅 활성화.내실화로 산지유통 규모화를 촉진하고 도매시장의 공적기능을 강화하며 화훼산업 육성 및 유통인력 교육을 통해 생활 속 꽃 소비 확산에도 나선다.

신남방.신북방 등 농식품 수출 시장다변화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수출인프라통합플랫폼(농집)의 본격 가동으로 신선농산물의 생산부터 수출까지 이력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수출업체 유형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도입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온라인 채널 등을 활용한 신규유통망 확충, 한류를 이용한 마케팅도 지속 추진한다.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국내 농산물 최대 수요처인 외식산업 육성을 통한 국산 식재료 소비 저변을 확대한다. 이밖에 사회적 약자 자립을 지원하는 우리밀 ‘이화빵집’ 운영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협력사업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노선 aT 기획조정실장은 “농민은 팔 걱정 없이 농사에만 전념하고 국민은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는 유통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