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대통령 귀에는 잘 들려야겠죠?
[기자수첩 米적米적] 대통령 귀에는 잘 들려야겠죠?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5.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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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에 거는 기대라는 수없이 많은 글,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모두 담아 보여주고 싶은 의지가 넘치다 못해 흐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 진행된 ‘사람중심 농정개혁 토론회’에서 밝힌 농특위 계획을 들어보면 하고자 하는 것들은 많지만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정도로 넘치는 계획에 듣는 이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급조한 듯 서둘러 출범한 농특위, 이를 두고 농민들은 기대보다는 염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의 실적을 가지고 의미 없는 기구라는 낙인이 찍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서 듣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2년 만에 늦깎이 출범한 농특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에 설치된 농특위는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됐고 2008년 이명박 정부 격하, 2009년 박근혜 정부에서 최종 폐지됐던 롤러코스터 같은 기구로 진보 정권의 농심을 사기 위한 공약용 기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런 낙인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진부한 표현이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뺄 거 좀 빼란 소리다. 

어렵사리 출범한 농특위의 첫 행보는 국회에 계류 중인 직불제 개편과 쌀 목표가격이어야 한다.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하기 위함인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만 있는 직불제 개편을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리는 역할을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의 담화에서 ‘농업의 가치’, ‘직불금개편’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만 나온다 해도 성공적으로 농특위가 움직였다고 평가될 것이다. 

이처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답게 농어업의 새로운 비전과 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거다. 다만 농정의 틀을 바꾸겠다는 농특위의 계획이 이번처럼 장황하게 대통령에게 들려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