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농약 인도네시아 점유율 상승, 알고 보니 ‘속 빈 강정’
국산 농약 인도네시아 점유율 상승, 알고 보니 ‘속 빈 강정’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5.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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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기 37% 성장…실적 대부분 외국계 자회사로 나타나
농약 수입 국가 순위 6위→4위 상승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농약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국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 수입 실적의 대부분이 한국 주재 외국계 자회사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온전한 성과를 위해서는 국내 자생 농약 업체의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농약 시장은 지난해 기준 9억7880만 달러(한화 1조1677억) 규모이며 이중 수입 농약 시장은 5억1538만 달러(614억원)에 달했다. 최근 3년간 한국 농약은 전체 농약 수입 시장에서 수입액 기준으로 6~7% 차지했으나 올해 수입이 대폭 증가하며 전체 수입시장에서 10%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무역관은 “최근 3년간 인도네시아의 농약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2018년에 농약 제품군의 전체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5억1538만 달러를 기록했다”며 “상위 10대 국가별 수입국은 2019년 1~2월 수입액 규모 기준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한국, 미국, 독일, 싱가포르, 프랑스, 호주, 대만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올해 1~2월 농약 제품의 수입 규모도 전년 동기보다 37.29% 증가하며, 인도네시아 농약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순위가 6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특히 살충제 수입 규모가 499만 달러(한화 59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67%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카르타 무역관은 “한국의 살충제 및 살균제는 한국 주재 외국계 자회사로부터 제품이 수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부분이 외국계 자회사 제품으로 국내 자생 농약 업체들이 결국 외국계 업체들 좋은 일만 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온전한 국내 농약 시장의 저변 확대와 수출 실적 상승을 위해 국내 자생 농약 업체의 수출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자카르타 무역관은 “아직 인도네시아 농약 시장으로의 수출 이력이 없는 우리 기업은 이미 인도네시아로 원활히 수출하고 있는 한국 주재 기업과 원료, 포장재, 연구개발 등과 관련해 사업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농가의 소득수준이 도시에 비해서 낮아서 단가가 낮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함에 따라 인도네시아로 판매하려는 제품은 우선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인도네시아 시민들이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증가함에 따라 환경에 무해한 병충해 예방 제품이 차후에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