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작물 재배 성공-①국산 품종이 ‘인기’
타작물 재배 성공-①국산 품종이 ‘인기’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5.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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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작물 경쟁력…국산 품종에서 찾아
생산성과 기능성 향상 품종 개발
‘다유’·‘들샘’ 참깨…보급률 70%

지난 2017년 쌀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쌀값이 역대 최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2018~2019년 논에 쌀 이외 작목 생산을 유도하는 생산조정제로 타작물재배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5만ha를 목표로 추진됐던 타작물재배는 3만7000ha에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 쌀값은 올랐고 타작물재배를 선택한 농가에서는 재배기술과 판로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정된 몇 품목에서는 성공적인 전환을 이뤘다는 소식도 속속 전해진다. 이에 본지에서는 타작물재배 품종과 기술 등을 소개해 타작물재배 농가의 선택과 지속성을 도와본다. 

 

글 싣는 순서

타작물 재배 성공

①국산 품종이 ‘인기’                
②‘물 관리’ 기술 여기에            
③생산단지-가공을 잇다            
④논타작물 재배 앞으로 이렇게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생산성을 높이고 기능성을 더한 다양한 밭작물들이 농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밭에서 재배되는 주요 작물로 콩, 팥을 포함한 두류, 참깨, 들깨, 땅콩의 유지작물 및 조, 기장, 수수의 잡곡류들은 예로부터 된장, 콩나물, 두부, 참기름, 들기름, 떡 등과 같은 우리 전통음식의 식재료로 널리 사용됐다. 

또 이러한 밭작물은 현재 다양한 가공식품 및 산업 소재로 중요한 가치를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밭작물은 주식인 쌀에서는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지방, 미네랄 등 필수 영양성분의 공급원이 될 뿐만 아니라 항산화, 항당뇨, 혈중지질개선 등 현대인의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 기능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기계화 적합 품종 개발 노력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기계화에 중점을 두고 수량성 및 재해안정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강화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품종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콩의 수량에 있어 2010년 327kg/10a(우람)이던 것을 2017년 366kg/10a(평원)까지 높인 품종을 개발했으며 땅콩은 2008년 467kg/10a(풍안)에서 2012년 540kg/10a(신팔광)까지 높였다. 

참깨의 경우 2005년 10a당 92kg(고품)를 2017년 123kg(금옥)까지 향상시켰다. 또 쓰러짐에 강하고 꼬투리 달리는 위차가 높아 기계수확에 적합한 콩 품종인 아람, 선풍 등을 선보였다. 

팥은 키가 작고 쓰러짐에 강해 최초의 기계수확이 가능한 아라리 이후 서나, 홍진, 해오름 등 기계수확 및 생산성이 강화된 품종이 개발됐다. 수수의 경우 기존 164cm 키를 100cm 이하로 낮춘 소담찰 품종을 개발해 기계수확을 용이하게 했다.

백인열 연구관은 “밭작물에 적합한 여러 콩 품종이 개발됐지만 농가에 보급되기 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린다”며 “이를 위해 김제, 순창, 완주 등에서 실증사업을 실시하고 보급체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맞춤형 기능성 품종 개발

또 소비자와 가공업체의 수요에 맞는 기능성과 가공 특성이 향상된 고품질의 품종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콩 비린내가 없어 두유 가공에 적합한 ‘미소’, 단백질 함량이 기존 39%에서 48%까지 높여 두부 수율이 우수한 ‘새단백’, 국내에서 알이 가장 굵고(100립중 44.5g) 안토시아닌 함유된 검정콩 ‘태청’ 등을 개발했다. 

또 오메가-3 성분이 많이 함유된 들깨 품종 중 기름이 많은 ‘다유’ 및 ‘들샘’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고 현재 보급률이 약 70%에 달한다. 기능성 성분인 리그난이(0.8%) 많은 품종으로는 ‘고품’, 참기름 수율 및 수량성이 높은 ‘건백’ 품종도 있다. 

혈중 지질개선 효과가 있는 오메가-3(올레산) 비율을 기존 60%에서 83%까지 획기적으로 높인 땅콩 ‘케이올’ 및 국내 최초 안토시아닌 성분을 가진 검정 땅콩 ‘흑생’도 개발했다. 전통 식문화와 관련이 깊은 팥의 경우 통팥 및 앙금제조에 적합한 ‘아라리’ 및 ‘흰나래’, 새싹나물로 적성이 우수한 ‘연두채’, 항산화 성분이 많은 팥차용 ‘홍다’ 품종이 있다. 

특히 ‘아라리’ 품종은 지역 특산품과 연계된 경주 황남빵, 천안 호두과자, 안흥 찐빵 등의 원료곡으로 인기가 높다. 수수의 경우 항당뇨 및 항산화 효과가 우수한 ‘동안메’품종은 식품뿐만 아니라 산업적 활용성이 기대된다.

 

[밭작물 품종의 선택은]

내습성 밭작물 품종 선택부터
논 토양 영양분 가득 과비 주의
밭작물, 토양전염병 발생 없어 유리

논에서 밭작물을 재배할 경우 공통적으로 습해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습해에 강한 품종을 선택하고 배수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콩, 참깨, 팥 등 밭작물을 논에서 재배할 때의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원에게 들어봤다. 

이점호 작물육종과장은 “논에서 밭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습해에 강한 품종 선택이 중요하다. 또한, 배수시설을 갖춰 물이 잘 빠지는 논이어야 한다”며 “작물의 수급상황을 고려해 과잉 문제로 인한 가격하락 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범규 밭작물개발과 연구사는 “논콩 재배 같은 경우 키가 큰 콩 품종의 경우 밀식할 경우 도복의 우려가 있기에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업 연구사는 “참깨는 습해에 약해 두둑을 높게 해줘야 한다. 논 토양의 경우 토양 역병과 시들음병 등 토양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아 유리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석보 연구사도 “팥 품종인 ‘아라리’는 도복에 강한 편이고 이외 다른 품종은 수량 감소가 적은 것으로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토양분석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논 토양이 가지고 있는 양분이 많기에 시비는 최대한 적게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타작물 이품종 어떤가요]

꼬투리 터짐 강한 이모작용 콩 ‘누리올’
“수확까지 106일·바이러스에 강해”
10a당 285kg↑·연두부 가공 기대

꼬투리 터짐에 강하면서 대립 품종인 ‘누리올’이 이모작용 타작물 품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누리올’은 성숙기가 9월 29일, 생육일수는 전국 평균 106일로 표준품종인 ‘새올’ 대비 2일 늦은 특징을 가진다. 반무한형 초형으로 키는 67cm로 ‘새올’ 대비 23cm 크고 100립중은 25g으로 대립이며 수량은 285kg/10a로 ‘새올’ 대비 25% 많다. 

특히 꼬투리를 40℃에서 48시간 건조시킬 경우 ‘새올’은 95%가 터졌으나 ‘누리올’은 하나도 터지지 않았다. 불마름병, 콩모자이크바이러스에는 강하나 다만 종자에 발생하는 자주빛무늬병(자반병)에 취약해 철저한 재배관리가 필요하다. 또 두부 가공적성 평가 결과 수율이 높고 식감이 부드러워 연두부 가공용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범규 식량원 밭작물이용과 연구사는 “‘누리올’은 난지형 마늘을 제외한 마늘, 양파, 맥류, 감자 및 옥수수와 작부체계를 구성할 수 있으며 탈립에 강해 성숙기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조숙성, 내병성, 기계화 수확 적응성, 수량성 등이 향상된 신품종을 개발하기 전까지 이모작용 콩으로 널리 재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식 밭작물개발과 연구관은 “올자가 붙은 콩 품종은 생육 기간이 짧은 단기성 품종”이라며 “일반적인 콩들은 120~130일 정도 요구를 한다. 올콩류는 100일 내외의 생육 기간을 가져 작부체계 이용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품종은 탈립에 약한 생육적 특성을 가지지만 누리올은 탈립에 강하다”며 “지난해 품종이 개발되고 농가 현장 실증실험 중이며 1~2년 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