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조금특집] “소비촉진 홍보에서 수급조절까지”
[자조금특집] “소비촉진 홍보에서 수급조절까지”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5.2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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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의무자조금 전체 성과는 ‘아직’
인삼, 수출량·국내 소비 증가 성과
일부 자조금 사무국 운영도 어려워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의무로 전환된 농산물 자조금 중 일부는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품목에서는 사무국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원활하고 지속적인 자조금 운영을 위해 자조금 거출율을 높이는 노력과 규모가 작은 자조금 운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문이다. 농산물 자조금은 현재 의무 10품목과 임의 15품목 총 25품목이 운영되고 있다. 

의무자조금은 인삼, 친환경, 백합, 키위, 배, 파프리카, 사과, 감귤, 콩나물, 참외 등 10품목이며 임의자조금은 단감, 복숭아, 포도, 절화, 난, 무배추, 양파, 마늘, 고추, 가지, 풋고추, 오이, 토마토, 딸기, 밀 등 15품목이다. 

지난해 기준 거출금으로 순위를 따져보면 친환경의무자조금이 18억5100만원, 파프리카가 13억5400만원, 감귤이 11억1200만원, 인삼이 7억9600만원 순이다. 

의무자조금의 거출금이 높을수록 정부와 매칭되는 금액도 높아지고 더욱 다양하고 규모있는 소비촉진과 홍보 활동을 펼칠수 있다. 임의자조금에서 의무자조금으로 전환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산물 자조금 규모 1위는 친환경

농산물 자조금 중 가장 규모가 큰 자조금은 친환경자조금이다. 단일 품목이 아닌 다양한 농산물이 가입돼 있기에 넓은 범위의 농가들이 가입해 있다. 최근 식품 안전성 이슈와 자조금 거출대상에 친환경인증기관이 추가되면서 친환경의무자조금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동근 친환경의무자조금 사무국장은 “재작년 거출율이 36%에서 지난해 68%까지 상승했다. 현재 농산물 자조금중 가장 규모가 크다”며 “친환경 농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도입된 자조금은 지난 2000년 운영을 시작한 파프리카자조금이다. 파프리카의무자조금은 활동이 가장 활발하며 안정된 형태의 자조금 중 하나로 꼽힌다. 

파프리카자조회는 현재 소비촉진과 홍보 이외에도 생산량이 늘어 공급이 과잉되면 농식품부와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성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 자조회 1억원, 정부 3억원을 2017년 자조회 2억원, 정부 2억원을, 지난해에는 자조회 4억3000만원을 투입해 수급조절을 진행했다.

감귤의무자조금은 다른 자조금과 달리 제주도 감귤 농가를 거출대상의 범위로 하고 있는 자조금이다. 감귤 생산이 과잉되면 수급조절을 위해도 투입된다는 설명이다. 

김동륜 (사)제주감귤연합회 사무국장은 “감귤자조금은 당초 목표보다 9% 이상이 거출돼 소비촉진 홍보에 사용되고 있다”며 “현재 수급안정을 목적으로 기금을 적립하고 잇으며 타 농산물 자조금과 차별화된 소비자 사은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예자조금통합지원센터 출범

인삼의무자조금은 인삼이 식탁에 올라가는 등 국민들에게 보편적인 음식으로 인식되기 위한 노력과 한국의 인삼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지속적으로 수출량이 상승하는 성과를 얻었으며 감소하던 국내 소비도 반등했다는 설명이다. 

인삼자조금 관계자는 “인삼자조금에서는 방송, 다큐멘타리를 비롯해 온라인, 블로그 등 SNS 홍보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또 외국인을 대상으로 고려인삼페스티발,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형극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대학 도서관에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알리는 책자를 비치하는 사업도 진행했으며 이런 노력으로 수출이 2년 연속 상승했고 감소하던 국내 소비량도 2~3년 전부터 반등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거출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의무자조금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홍보와 수급조절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무자조금으로 전환됐다고 하더라도 거출이 잘 되지 않거나 규모가 작은 자조금에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에서도 조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쳐 지난해부터 의무자조금으로 전환된 과수의무자조금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자조금의 거출기준을 변경하고 거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거출에 어려움을 겪던 배의무자조금이 납부기준을 재배면적에서 배 봉지로 전환한후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출에 어려움을 겪던 사과의무자조금도 납부고지서 발부 등 농가 거출율을 상승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몇몇 자조금에서는 사무국을 운영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으로 전화번호 조차 찾을 수 없었다. 최근 원예자조금통합지원센터가 설립돼 통합적인 지원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각기 다른 품목 농가의 요구도를 충족시키기 위한 세심한 관리와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