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업 회생시키는 대통령 되길
우리농업 회생시키는 대통령 되길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05.29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업신문 사설) 양력으로 5월말에서 6월초에 내리는 비를 태종우(太宗雨)라고 한다. 태종우는 조선 태종의 기일 음력 5월 10일인데, 태종이 죽자 비가 내려서 이 무렵에 내리는 단비를 사람들이 태종우라 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이 죽으면서 세종에게 말하기를 가뭄이 바야흐로 심하니 내가 죽어 혼이 있다면 이날 비가 오게 하겠다고 하였는데, 과연 그 뒤 이날이 되면 비가 온다고 했다.

그 당시 가뭄이 매우 심하여 태종이 상제에게 빌어 비를 내리게 하였다는 전설이 되겠는데, 이는 태종의 수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설명하는 것이다.

조선 전기까지는 이앙법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모내기에 가뭄으로 물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을 테지만 파종 후 논에 물을 대기 위해서는 5월 말을 기점으로 내리는 비의 양에 따라 한해 농사가 결정됐을 것이다.

죽는 순간까지도 가뭄 걱정을 한 태종의 덕분인지 그해 가뭄은 이겨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모내기 시기에 가뭄이 들어 농가들이 고생했는데 올해는 그나마 가뭄이 심하지는 않아 한시름을 놓았다.

지난 24일 대통령이 이앙기를 타고 모내기를 했다고 청와대에서 밝혔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시절까지만 해도 매년 6월 초에 열리는 대통령 모내기행사는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은 모를 심고 영부인은 잠사를 하면서 농사의 시작을 알렸고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모내기는 참여정부 이후 점점 축소돼 기자들이 대거 참석하지도 않고 조용하게 치러졌고 사진기사로만 보도된다. 우리나라에서 점점 쪼그라드는 농업의 위치를 대변하는 듯하다.

실로 오랜만에 대통령의 모내기가 행사가 열렸다. 문 대통령의 모내기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죽으면서도 비를 걱정했던 태종처럼, 우리나라 농업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